13 발그레한 살구가 맛있어

by 작가의숲

하코트


볼이 발그레한

열매가 열리는

살구나무 한 그루를

올봄에 심었다


해마다

'이걸 어떻게 다 먹지'할 정도로

살구가 많이 열리던 나무가

지난해 거짓말처럼,

정말 하루아침에

죽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래도 설마설마하며

올봄을 기다렸지만

단 하나의 새싹도 나오지 않았다


그제야

살구나무의 죽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올봄

죽은 살구나무 바로 옆에

어린 묘목 하나를 심었던 것이다


하코트 살구의 맛도 확인할 겸

어제는 마트에서 살구를 샀다


오늘 아침

오빠에게 객관식으로 물었다


"오빠

수박, 살구, 토마토 중에

뭘 먹을 거야?"


"살구"


내년쯤에

오빠가 좋아하는 살구가

단 하나라도

열리기만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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