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아침 일찍
내 침대맡에
대추 한 알을 두고 가면서
먹어보라고 했다
산책 다녀오는 길에
마을길에 있는 대추나무에서
한 알을 따온 거였다
"대추가 벌써 익었을까?"
한입 깨물어 보니
이제 막 단맛이 오르기 시작한 듯
살짝 단맛이 느껴졌다
그리고 난 후에는
찬물을 달라거나
신발 신는 거 도와달라는
오빠의 요구가 이어졌다
"오빠, 대추 한 일 달랑 주고
나를 이만큼 부려먹는 건 아니지?"
"그냥 대추가 아니고
왕이잖아"
"그럼 왕대추 한 알 주고
왕처럼 나를 부려먹는 거네
근데 대추가 왕이지
오빠가 왕은 아니잖아"
대추를 보고 안 먹으면
늙는다고 했던가
정작 대추를 먹어야 할 사람은
오빠이니까
왕대추 먹고
오래오래 건강하길 바랄 뿐이다
왕이 된 것처럼
나를 부려먹는 한이 있더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