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7.17(주일)
아침에 내가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아내와는 교회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늘은 포함하면 이 곳에서의 예배가 두 번 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을 떨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어제는 연락도 없었지만 아침에 만났을 때는 기다렸다는 듯 방방 뛰며 반가워 했다. 세 녀석 모두.
예배를 마치고 나서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다시 파주에 갔다. 저녁에 축구 모임에서 간단한 송별 식사가 예정되어 있었고, 아내는 어차피 남편도 없는 김에 친정에서 저녁까지 먹고 오겠다고 했다. 다음 주가 마지막 예배가 아니었다면 아침에 아이들을 굳이 데리고 오지 않았을 거다.
아내와 아이들은 나와 비슷하게 집에 도착했다.
“애들 씻었나?"
“어 씻겼어”
“아 진짜? 그럼 손만 씻고 자면 되겠네”
“어? 못 씻겼다고”
“아, 못 씻겼다고?”
받았다 빼앗긴 기분이었다. 저녁은 먹고 와서 안 먹여도 되지만 셋 모두 샤워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다소 슬펐다. 가뜩이나 오늘은 밖에서 엄청 뛰어 놀았다고 했다. 당연히 땀범벅이 됐고.
소윤이와 시윤이는 얼마 전에 잠자리채를 샀다. 아, 서윤이 것도 사긴 샀다. 그걸로 잠자리 잡는 재미에 빠졌다(빠졌다고 하기에는 딱 한 번 경험했지만). 어제도 나가려고 했는데 비가 오는 바람에 못 나갔다고 했다. 마침 오늘 날씨가 좋아서 잠자리채도 들고 나갔고 오랜만에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도 탔다고 했다. 아주 한참 동안.
소윤이와 시윤이, 서윤이를 차례대로 한 명씩 씻겼다. 내가 씻기면 아내가 옷 입히고 머리 말리고, 아내가 씻기면 내가 옷 입히고 머리 말리는 게 암묵적인 규칙이다. 형평성 있는 일 분배의 차원에서 그러는 건 아니다. 그저 최대한 빠르게 할 일을 마치고 퇴근하기 위한 자발적인 협업이랄까. 아무튼 씻겨서 온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적잖이 실망했지만 열심히 해야 할 일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