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8.12(금)
“서윤이 오늘은 또 양상이 다르네. 팬티 한 장 밖에 안 빨았음”
아내가 이 메시지를 보낸 게 해가 한 가운데 떴을 때다. 달라도 너무 다른 양상이었다. 아침에 기저귀에 한 번 싸고, 바닥에 한 번 싸고, 화장실 바닥에 한 번 싸고, 낮잠 기저귀에 한 번 싸고. 오줌과 오줌 사이의 공백이 길어졌다는 말이었다. 배변 훈련 자체의 성과(?)가 좋았다기 보다는. 서윤이도 성공 경험은 두어 번 있지만 아직 쉽지는 않나 보다. 언젠가는 될 일이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연습과 훈련 없이 되는 일이 흔치 않다. 되고 나니 쉬운 거지 그 과정에는 언제나 나름의 인고가 있다.
저녁에는 Y의 가족을 만났다. Y의 아들이 병원에 입원을 했는데 거기를 갔다. Y의 아들이 심하게 아픈 건 아니라서 병문안이라기 보다는 그냥 어른의 만남이었다. 장소가 병원이었을 뿐. 그나마도 야외의 경치 좋은 곳에서 만나서 전혀 병원인 것 같지 않았다. 소윤이와 시윤이에게는 K의 자녀들만큼이나 추억이 많고 각별한 사이지만, 이제 Y의 가족은 이곳에 없다.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
자녀들이 크면 클수록 서로 소원해 질까 봐 벌써부터 걱정도 되고 아쉽다. 오늘은 그런 염려가 무색했다. 자녀들은 작년 11월에 보고 9개월 만에 보는 건데 조금도 어색함이 없었다. 어제도 본 사이인 것처럼 잘 어울려 놀았다. 괜히 흐뭇했다.
아내는 오늘 외박이다. 친구네 집에 가서 잔다고 했다. 이 곳에 친구라고 해 봐야 K의 아내, Y의 아내가 전부다. K가 교회 수련회를 가서 집에 없었고 아내가 K의 집에 가서 자기로 했다. 아내를 K의 집에 내려 주고 오는데, 이곳에 온 게 실감이 났다.
‘이렇게 가깝게 살고 있구나’
감사하게도 아내는 Y의 가족을 만나러 나가기 전에 이미 아이들을 다 씻겼다. 아직 한 번 더 나갈 일이 남았는데 굳이 아이들을 먼저 씻긴 건, 어떻게든 나의 일을 줄여 주려는 마음이었을 거다. 고마웠다. 집에 돌아왔는데 손과 발만 씻고 양치만 해도 된다니. 너무 홀가분 했다.
서윤이는 아내가 차에서 내릴 때 조금 울더니 바로 괜찮아졌다. 마치 떠나가는 엄마에게 이 정도 슬픔은 보여 줘야 엄마가 서운해 하지 않을 거라는 듯, 아내가 사라지니 바로 울음을 그쳤다.
아내에게 내일 늦게 와도 괜찮으니 실컷 놀다 오라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