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9.04(주일)
서윤이도 어린이 예배에 갔다. 망설임 없이 바로 신발을 벗고 들어갔다. 아내와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까지 했으니 어쩌다 분위기에 취해서 간 건 아니었다. 소윤이에게 ‘예배가 최우선이지만 오늘은 한 번씩 서윤이도 신경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예배가 끝날 때까지 아무 소식도 없었다. 다시 만났을 때도 반갑게 인사했다. 덕분에 아내와 나는 오랜만에 맨 뒷자리에서 탈출했다.
점심을 먹고 오후 예배도 드리고 목장 모임까지 했다. 어느새 오후의 한복판이었다. K네 가족과 함께 시내에 나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아이들이 놀기 좋은 놀이터도 있다고 해서 어른들은 커피를 마시며 바람을 쐬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어놀게 할 생각이었다. 날씨는 꽤 더웠다. 굉장히 습했다. 지난번에 임시로 고친 에어컨은 또 고장이 났고, 우리 가족 모두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이동했다. 서윤이가 유독 짜증을 많이 냈다.
어른들은 커피, 아이들은 쭈쭈바를 샀다. 놀이터는 평범했지만 나무와 풀이 많아서 그늘도 많았다. 앉을 곳도 많았다. 일단 의자에 앉아서 쭈쭈바를 먹게 하려고 했는데 모기의 습격이 강력했다. 순식간에 몇 방씩 물렸다. 아이들도 어른도. 의자 밑이 소굴인 것 같아서 일어났는데도 소용없었다. 더 머물렀다가는 다들 울긋불긋한 훈장을 달 것 같았다. 그대로 다시 돌아왔다.
대신 집으로 바로 가지 않고 교회로 갔다. 아이들도 너무 아쉬워했고 (사실 아쉬울 상황이 아니긴 했다. 어제도 봤고, 아니 본 게 아니라 같이 잤는데 뭐. 교회에서도 실컷 놀다 나온 거였다) 저녁도 먹어야 했다. 교회에 가서 피자와 치킨 같은 걸 시켜 먹기로 했다. 모기떼의 습격이 그렇게 거셀 줄은 몰랐다.
교회가 천국이었다. 밖은 습한데 교회는 시원하고 보송보송했다. 뭘 찾아 먹으러 시내까지 나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돌아오길 잘했다는 생각도 했다. 아이들은 그렇게 놀고도 아직 놀 게 남았는지 여전히 열정적으로 뛰어놀았다. 저녁을 먹고 나서도 한참을 더 놀았다.
샤워를 해야 하는 날이었다. 아내는
“애들 땀 별로 안 흘리지 않았나?”
라며 현실을 부정했지만, 무척 습한 날이었다. 매 순간 땀 범벅이었다고 해도 과장이 아닌 날이었다. 막상 씻기면 금방이기는 하다. 모든 일이 그렇듯 첫 발을 떼는 게 세상에서 제일 귀찮고 성가시다. 그럴 때마다 소윤이를 생각한다. 이렇게 씻겨 주는 게 얼마 안 남았을지도 모른다는 걸 떠올린다.
아이들을 눕히고 아내와 나도 육아 퇴근 이후의 시간을 보내다 자려고 준비하는데 서윤이가 깨서 나왔다. 이때 깨면 다짜고짜 울면서 나온다. 서윤이를 안방으로 데리고 가서 침대 옆에 눕혔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사실 매일 그러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그냥 이불만 깔고 자면 거의 맨바닥이나 다름이 없지만, 그래도 서윤이 옆에 누웠다. 아내는 아직 잘 준비가 안 끝나서 밖에 있었다.
딱딱한 바닥이 꽤 불편했지만 옆에 서윤이가 있다는 사실이 모든 불편한 조건을 상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