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1.13(주일)
저녁에 교회에서 고기를 구워 먹기로 했다. 함께 성경공부를 하는 분들과 그 가족, 목사님 부부가 함께 먹기로 했다. 어제 함께 시간을 보냈던 K와 또 다른 K의 가족도 함께였다. 오후 예배는 없었다. 예배를 드리고 점심을 먹은 뒤에 1층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별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아이들은 놀았고 어른들은 대화를 나눴다. 어제 고된 일정을 소화한 나와 K와 또 다른 K는 얼굴에 피곤이 묻어났다.
잠깐 집에 들렀다가 다시 오기로 했다. 교회에 계속 있기에는 뭔가 축축 처졌다. 집에 들르면 잠깐 눈을 붙이고 나올까 생각했다. 아내가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했다. 아내가 말하지 않았어도 내가 말했을 거다. 커피가 간절했다. 차를 타고 20분 정도 가야 하는 곳에 있는 카페에 가기로 했다. 앉아서 마시는 건 아니었다. 아이들과 함께 머무르기에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곳이었다. 언젠가 아내와 내가 둘이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앉았다 오고 싶은 곳이었지만.
결국 집에 들르지는 않았다. 다시 교회로 갔다. K의 아내가 뭔가 챙기러 집에 들렀는데 짐이 좀 많으니 교회로 갈 때 좀 태워 달라고 했다. 집에 들르기에는 애매한 시간이 돼서 그냥 K의 아내를 태워서 교회로 갔다. 서윤이는 잠들었다. 아내와 K의 아내는 서윤이가 깰 때까지 차에서 기다리며 이야기를 나눴다. 난 소윤이, 시윤이와 함께 다시 교회 1층으로 들어갔다. 소윤이와 시윤이는 3층에 가고 싶어 했지만 그냥 1층에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3층에 가면 아이들이 지나치게 흥분을 하게 될 때가 많고, 그로 인한 부작용(?)이 생길 때도 많다.
다섯 시쯤부터 고기를 준비해서 먹기 시작했다. 원래 교회 마당에 불을 피워놓고 먹을 계획이었는데 바람이 너무 세게 불고 기온도 차서 식당에서 구웠다. 거의 목사님이 주도하셨다. 꽤 많은 양의 고기와 짜파게티, 볶음밥까지. 쉴 새 없이 먹었다. 고기가 꽤 많았지만 아이들 입은 더 많았다.
저녁에는 온라인 기도회에 참석했다. 원래도 피곤이 있었는데 배까지 부르니 앉기도 전부터 피로가 솔솔 불어왔다. 그래도 졸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몸의 반응을 막지는 못했다. 계속 뒤에 서서 설교를 들었다. 졸음을 참는 것보다 서 있는 게 덜 힘들었다. 다들 그랬다. 아내도, 소윤이도, 시윤이도. 늦은 낮잠을 잔 서윤이만 쌩쌩했다.
부지런히 집으로 와서 재빠르게 씻겨서 눕혔다. 아내와 나도 누워야 마땅했지만, 참 묘하게도 아이들을 눕히고 나면 없던 힘이 살짝 생긴다. 그 힘으로 하루의 마지막을 ‘즐기고’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