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육아

19.04.12(금)

by 어깨아빠

출근할 때 아이들과 아내랑 인사하고 나서 한참 동안 연락이 없었다. 가장 먼저 아내와 아이들의 소식을 알려준 건, 덕양구청이었다. 불법 주차 단속 경고 문자가 왔다. 아내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아서, 다급히 카톡을 남겼다. 바로 아내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 어디야?"

"어. 나 윌에 왔어"

"여보. 불법 주차 문자 왔어. 차 옮겨야겠다"

"아. 그래? 알았어"


시간이 조금 지나고 아내에게 다시 전화가 왔다.


"여보. 우리 갈게"

"여기로?"

"응. 수정이 보내줄 마카롱 좀 사서"

"그래. 알았어"


아내와 아이들은, 또 사무실에 왔다. 매우 비효율적이긴 하지만, 모두가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누가 뭐래도 내가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있긴 하지만. 소윤이도 왜 그런지 모르겠는데, 사무실에 오고 싶어 한다. (하긴 나도 엄마, 아빠 당구장 할 때 아빠가 있는 당구장에 그렇게 가고 싶어 했다) 아내는 모르겠다. 말이야 집에 가면 어차피 애들 봐야 하니까 크게 상관없다고는 하는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이번 주는 5일 중에 3일을 파주에 왔다. 아무튼 난 편하게 퇴근해서 좋다.


애석하게도 시윤이는 두 시가 넘어서 잤다고 했다. 처치홈스쿨이 있는 날은 늘 그렇다. 소윤이는 하루 종일 말을 안 듣고 뺀질거렸다고 했다. 처치홈스쿨을 하면 다른 아이들도 있는데, 차라리 다른 애가 말 안 들으면 감정을 배제하고 잘 얘기할 텐데, 내 딸이 그러니까 도무지 그게 안 되더라고 아내가 얘기했다.


금방 교회에 가야 해서 잠깐이긴 했지만 소윤이에게 싫은 소리 안 하려고, 해도 부드럽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오늘 같은 날(말 안 들은 날)은 어쩔 수 없이 아내에게 하루 종일 (소윤이 입장에서) 잔소리를 많이 들었을 테니까. 또 요 며칠 마음이 굉장히 어지러운데, 복잡하고 부정적인 감정이 엉뚱하게 소윤이를 향해 쏟아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아내는 언제나 힘든 하루하루지만, 오늘처럼 잔소리 많이 한 날은 유독 더 지친다. 육체의 수고와 더불어 감정의 소모까지, 그리고 이런 날은 꼭 후회가 거센 파도처럼 밀려온다. 교회에 갔다 오니 아내는 빨래를 널고 있었다.


"일찍 잤어?"

"아니. 9시 30분 넘어서?"

"시윤이?"

"어. 1시간 30분 정도 걸렸네"

"소윤이는 기분 좋게 잤어?"

"아니. 나한테 또 한 소리 듣고 잤지"

"왜?"

"누워서 한참 있었거든. 나도 거의 잠들었고 시윤이도 조용하고. 그런데 소윤이가 나한테 '엄마, 치치랑 토야 갖다 주세요' 하는 거야. 너무 짜증이 나서 뭐라고 했지"


잠든 소윤이와 시윤이를 한참 동안 봤다.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아내는 하루 종일 소윤이한테 잔소리만 너무 많이 한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을 남겨두고 방에서 나왔다.


역시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한다. 이럴 때 그냥 다 같이 어디 멀리 가서 몇 달 지내다 오고 싶은데, 능력이 안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