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06(금)
오늘은 혼자 새벽 기도에 다녀왔다. 아내도 일어나긴 했지만 처치홈스쿨에 가는 날이라 체력 비축이 필요했다. 새벽 기도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니 소윤이와 아내가 막 깼다.
"소윤아. 오늘은 아빠가 혼자 새벽 기도 다녀왔어"
"아아아아아"
"아빠 설명 들어 봐. 소윤이 오늘 처치홈스쿨 가잖아. 새벽에 일어나서 처치홈스쿨까지 가면 너무 힘드니까 오늘은 아빠 혼자 다녀온 거야. 대신 내일은 마지막 날이니까 다 같이 가자. 어때?"
"알았어여"
금방 웃음을 찾았다.
조금 있다 시윤이도 일어났다. 아내가 원흥역까지 태워준다길래 소파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소윤이가 와서 얘기했다.
"아빠. 나는 맨날 새벽 기도 가고 싶어여"
"왜? 소윤이는 새벽 기도 가는 게 왜 좋아?"
"왜냐하면 거기서 밥 먹고 오니까 집에 오면 바로 간식 먹을 수 있잖아여"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 이유였다니. 소윤이답다.
"소윤아, 시윤아. 아빠 갔다 올게"
"아빠. 잘 다녀와여"
"아빠. 해자(회사) 잘 갔다와여어"
그렇게 아침에는 원흥역에서 헤어졌고, 저녁에는 삼송역에서 만났다. 소윤이와 시윤이는 낮잠도 잘 자고 하루 종일 잘 보냈다고 했다.
"아빠. 이따가 저녁 먹고 놀이터 가도 돼여?"
"오늘? 오늘은 너무 늦었는데"
"그래도 이따가 밥 먹고 혹시 시간 남으면여"
"그래"
시간이 늦은 건 둘째 치고 체력이 바닥이었다. 이번 주 내내 새벽 기도를 가서 그런 건지 아니면 입덧하는 아내를 돕는답시고 좀 바쁘게 움직여서 그런 건지.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늙어서 그런 건지. 미세한 몸살 기운도 계속 안 떨어졌다. 하루 종일 처치홈스쿨 하느라 힘들었는지 아내도 허리가 좀 아프다고 했다.
집에 가서 있는 반찬들로 애들 저녁을 차려줬다. 아내는 일단 좀 누워야겠다면서거실에서 쉬고 있었다. 잠깐 누워 있던 아내가 금방 배가 고파서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했다. 입덧이라는 게 참 묘하다. 먹으면 속이 뒤집힐 것 같은데 또 허기가 느껴지면 참을 수가 없고.
아내가 애들 옆에 앉아서 밥을 먹는 틈을 이용해 나도 잠깐 소파에 누웠다. 눈을 감고 소윤이와 시윤이가 건네는 말에 열심히 대답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아내와 아이들의 소리가 화장실에서 들렸다. 씻고 있었다.
"어, 여보. 깜빡 잠들었네. 내가 할 게. 나와 나와"
"다 씻겼어. 여보가 옷 좀 입혀줘"
소윤이와 시윤이는 뭐가 그렇게 좋은지 잔뜩 신이 나서 연신 깔깔댔다. 그들의 흥에 장단을 맞춰주고 싶었지만 도저히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아내와 나란히 냉장고 앞에 누웠다.
"아우. 좀 쉬자"
물론 아이들이 가만히 두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일으켜 세우지는 않았다. 성에 차지 않았을 반응에도 웃어주는 소윤이와 시윤이가 고마웠다. 묵묵히 나의 구멍을 메워주는 아내도 고맙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