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너 잊지 않았다

19.09.28(토)

by 어깨아빠

롬이한테는 그러지 않겠다고(온이 - 시윤이 태명 - 한테 했던 것처럼 투명인간 취급) 그렇게 다짐을 했건만 역시나 소홀하게 된다. ('소홀'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기록을 남기는 것에 게을러진다고나 할까.)


롬이의 언니, 오빠(나의 바람이 다분히 반영됨)와의 하루하루가 이미 전쟁이다 보니 신경 쓸 여력이 없다는 건.... "다 비겁한 변명입니다"라고 항의해도 고개 숙이고 들을게, 롬이야. 사실 애가 둘이 되긴 했어도 모든 게 처음이었던 소윤이(시윤이가 온이 시절일 때) 때보다는 수월한 것 같기도 하거든. 다만 엄마, 아빠가 그때보다 많이 늙었어. 이게 무시할 수 없는 변수야. 특히 아빠는.


롬이야. 네 엄마는 오늘 토했어. 토하는 건 흔한 일은 아니야. 입덧(울렁거림, 소화불량 등)은 심해도 토하는 건 드문 일인데 오늘은 토했다더라. 네 엄마가 걱정되면서도 네가 무사히 있다는 게 안심되기도 하고 그래. 어느덧 11주니까 한 주 남았네. 대부분의 사람이 입덧의 끝이라고 여기고, 네 엄마도 입덧 최장 기록(소윤이)이 12주니까 곧 끝나겠지?


원래 다음 주에 롬이를 보러 가야 하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부모교육이랑 겹치거든. 예약을 변경하려고 하는데 잘 될까. '막내'라는 특수성 때문일까. 너희 오빠(시윤이)때 보다는 훨씬 애틋한 것 같아. (강시윤, 미안.)


아빠는 요즘 네 덕분에 집안일 매스터(master)가 되고 있어. 엄마가 아무것도(숨 쉬는 것 말고는 정말 아무것도) 못 할 때가 많기도 하고, 설령 힘이 좀 남더라도 아빠가 아무것도 못 하게 하거든.


글쎄 모르겠다. 아빠도 낳아 보지 않아서 셋째가 어떤 느낌인지. 그런데 말이야. 느낌적인 느낌이라는 게 있잖니?


니가 제일 불쌍한 것 같지는 않아. 니 오빠(혹은 형)인 시윤이가 제일 불쌍할 거 같아. 그러니 너무 서운해하지 말거라. 아직 초음파 사진으로만 만나지만(그것도 겨우 한 번) 이미 사랑하고 있다. 진심이야.


(아빠가 요새 하루하루가 너무 벅차다.)


롬이야. 조만간 또 만나자.


(맨날 니 언니, 오빠 일기 쓰고나면 피곤해서 자니까, 오늘은 니 얘기부터 한거야. 잘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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