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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Dec 04. 2018

리더가 아닌 나라를 위해 일을 한 관포지교 관중

리더를 성공으로 이끈 참모

관중은 춘추 전국시대에 제나라의 환공을 첫 번째 패자로 만든 인물이다. 관중은 제나라 사람으로 관포지교의 유래가 되었던 사람이다. 관중은 어렸을 때부터 포숙아와 함께 지냈는데, 그때부터 포숙아의 신세를 많이 지었다. 포숙아는 이때부터 관중의 능력을 알아봤던 것이다. 오죽하면 관중이 훗날 자신을 낳아준 사람은 부모지만 자신을 알아준 사람은 포숙아라고 했을까. 포숙아는 관중과 함께 사업을 할 때 실패를 하였을 때도 그는 넘어갔으며, 사업에 성공하였을 때도 그는 자신보다 관중에게 많은 것을 양보했다.  

이후 두 사람은 제나라 왕의 아들인 규와 소백의 밑에서 참모로써 활약을 하였다. 관중과 포숙아는 처음부터 서로가 다른 왕자의 참모로 일을 하자고 하였으며, 이후 둘 중 누군가 왕위에 오르게 될 경우 서로를 천거하기로 약조를 하였다. 마침내 포숙이 모시던 소백, 즉 환공이 왕위에 오르게 되었고, 졸지에 관중은 역적이 되었다. 하지만 포숙아는 지난날 약조를 지키기 위해 관중을 죽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해야 한다고 제 환공에게 추천을 하였다. 환공은 처음에는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관중을 못 믿어했지만 포숙아의 말을 듣고 관중을 재상으로 임명하였다. 환공 역시 사사로운 감정에 얽매이기보다는 패자가 되고 싶었던 욕심이 강했던 것이다. 

관중은 재상이 된 후 제나라의 개혁을 단행했다. 이를 토대로 제나라의 부를 축적하고, 사회제도와 군사 규율과 나라의 기강을 확립하였다. ‘곳간에서 인심 난다’는 속담처럼 관중은 백성들의 삶이 부유해지고 평안해야 나라가 부강해질 수 있다고 판단하여 상공업을 육성하였으며, 독과점 상품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관리하여 부당한 폭리와 매점매석을 할 수 없게 하였다. 

관중의 이런 노력으로 환공은 춘추오패 중에 가장 먼저 첫 번째 패자가 될 수 있었다. 비록 포숙아라는 좋은 친구 덕에 재상의 자리에 올랐지만, 관중이 단순히 친구 덕으로 재상의 자리에 오른 것은 아니었다. 관중은 전국시대에 참모들의 삶을 알고 있었다. 어떤 주군을 섬기더라도 그 주군이 살아남지 않으면 자신들의 삶조차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기에 제나라의 두 왕자를 포숙아와 서로 섬기면서도 둘 중 누군가가 모시는 사람이 제왕의 자리에 오를 경우 서로를 천거하기로 약조를 했었던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고 시대를 조망하던 두 사람조차 당시 상황은 혼란 그 자체였던 것이다. 즉 누가 왕이 되더라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이다. 단지 그를 보좌하는 참모에 따라 왕위가 결정되었던 것이다. 그러기에 두 사람 사이에 약조가 유효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짚어볼 관점이 있다. 환공의 책사였던 포숙아는 자신이 재상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음에도 왜 관중에게 자리를 양보했었던 것일까? 그리고 관중이 죽은 이후 당연히 자신이 재상의 자리에 앉아야 함에도 그는 관중에게 조차 재상으로 추천되지 않았음에도 불평불만이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관중이 죽음을 앞두고 환공은 관중에게 후임자를 선택해줄 것을 요청받는다. 관중은 이미 환공이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을 알고 짐짓 알아서 결정하라고 하였다. 그래도 재차 환공이 관중에게 물어보자 관중은 역아, 개방, 수도 등 각각의 사람에 대해 자신의 후임자가 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였다. 그리고 습붕을 천거하였다. 하지만 습붕이 죽고 나자 환공은 역아, 개방, 수도를 중용하였고, 결국 이들에 의해 국정은 농단당했고 사후에는 자신의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관중은 비록 자신이 처음 따랐던 주군을 잃고 새로운 주군을 위해 일을 하였다. 참모로서는 어찌 보면 이율배반적인 일일 수도 있지만 조직을 생각한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판단된다. 즉, 전체적인 안목에서 보면 관중과 포숙아는 제나라를 위해 일한 참모인 것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리더만이 아니라 조직, 다시 말해 제나라 국민인 것이다. 이들은 제나라 국민이 안정되게 살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해준 것이며 더 나아가서 중국 전체의 백성들이 제나라처럼 부유하고 안정되게 살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참모는 자신의 조직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물론 자신이 믿고 따르는 리더와 함께 조직에 헌신한다면 더 바랄 나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잘 안 될 때에는 리더보다는 조직을 생각하여 움직일 수 있는 정무적인 판단도 필요한 것이다. 

PS : 회사나 조직에서 내가 떠난 후 나를 대신할 후임은 있나요? 아니면 나는 나를 대신할 후임을 키우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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