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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Dec 05. 2018

원나를 초기 유목국가에서 대제국으로 만든 야율초재

리더를 성공으로 이끈 참모

야율초재는 세계 역사상 가장 넓은 땅을 정복했던 칭기즈 칸과 그의 아들 오고타이 칸의 참모로 유목민족인 몽골을 정식 국가인 원나라로의 초기 기반을 다진 사람이다. 

야율초재는 요나라를 세운 거란족 출신으로 당시 금나라 사람이었다. 칭기즈 칸이 금나라를 점령하고 난 후 야율초재란 금나라에 뛰어난 인재가 있다는 것을 알고 데려오라고 명하였다. 칭기즈 칸은 야율초재가 남다르다는 것을 알고 그를 중용하였다.
 
하지만 몽골 출신도 아닌 자를 중용한 것에 대해 내부의 반발이 있었다. 중신들은 칭기즈 칸에게 불만을 표출하였지만, 이에 맞서 야율초재는 땅을 얻기 위해서라면 전쟁을 잘하는 장수가 필요하지만 천하를 얻기 위해서는 자신과 같은 문인도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칭기즈 칸은 야율초재에게 국가 전반에 대한 업무를 맡기었다. 그는 국가의 정신적,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였다. 우선 법과 제도를 정비하였으며, 유교를 바탕으로 하는 통치체계와 그동안 세금을 걷지 않던 몽골 민족에게 조세 등 사회 전반의 국가 운영 시스템을 확립하였으며, 유목민족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알려 농업을 장려하였다. 

한편 인재 양성을 위해 교육기관을 설치하였으며, 중앙집권적 통치체계를 통해 지방의 구석구석까지 황제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칭기즈 칸 사후 오고타이 칸으로의 권력 승계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였다. 또한 한족의 통치 제도를 받아들여 한족들이 원나라에 귀의하여 살아갈 수 있게 함으로써 인재의 수혈과 반란세력을 잠재우는 효과를 발휘하였다. 

야율초재는 몽골의 관습에도 변화를 주었다. 그전까지는 정복한 나라의 백성들이 귀의하지 않으면 모조리 죽이는 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야율초재는 칭기즈 칸에게 이렇게 말했다. 
"몽골이 과거 유목생활을 할 때는 정복의 목적이 말과 가축들에게 먹일 양식을 얻기 위해 땅을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정복은 단순히 땅을 얻기 위한 것이 아닌 땅과 백성을 모두 얻기 위한 일입니다. 지금 정복한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죽이면 그 땅은 황폐화될 것이며, 또한 앞으로 정복할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칸에게 더 큰 저항을 할 것입니다. 
야율초재는 정복한 땅의 백성들이 계속해서 그곳에서 살 게 하는 것이 원나라를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임을 설명하였던 것이다. 이후 항복하지 않는 백성을 죽이는 제도는 폐지되었다. 

오고타이 칸이 죽고 나자 황후가 섭정을 하게 되었는데 황후는 야율초재를 좋아하지 않았다. 야율초재는 이를 알고 조정에서 물러났다. 야율초재는 직언을 잘하였다고 한다. 황후가 섭정을 할 때 야율초재를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도 강직한 성품과 직언을 서슴지 않고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는 시류를 읽고 그것에 맞게 자신의 발언을 할 줄 아는 참모였다. 그러기에 정복 지역의 백성을 죽이는 몽골의 관습을 바꿀 수 있었고, 유목국가 시스템을 대제국의 시스템으로 변모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은 사실 말이 시스템의 변화이지 작은 구멍가게 운영하던 방식을 대형 매장의 운영방식으로 변화를 준 것과 같은 것이다. 

또한 정복이 한창이던 시기에 오고타이 칸에게, 
“하나를 시작하는 것은 한 가지 해로운 일을 제거하는 것만 같지 못하고, 한 가지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은 한 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같지 못하다” 
라고 하여 정복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지키고 유지시키는 것이 더 중요함을 일깨워 제국의 시스템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도록 하였다. 

리더는 꾸준히 새로운 일을 창출하려고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도태되고, 자신의 성과물이 없는 것이 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이 향후 조직의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것을 하다가 기존의 것까지 잃게 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과거 삼성 이건희 회장이 자동차 사업에 뛰어든 적이 있었다. 이건희 회장이 자동차를 매우 좋아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삼성은 자동차 사업에서 손을 떼었다. 당시 여러 가지 말들이 있었지만, 자동차 사업이 여러 협력업체 및 장기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결과가 이루어지는데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나타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찌 됐건 이로 인해 이건희 회장은 삼성차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삼성생명 주식을 팔아야 했었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사업으로 인해 다른 것을 잃게 된 것이다. 

새로운 것을 더 할 것인지 기존의 것을 유지하거나 불필요한 것을 줄여 나갈 것인지의 결정은 사실 리더로서는 쉽지 않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단순한 기능을 가진 제품 출시가 늘고 있는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자신의 스마트폰의 모든 기능을 섭렵하여 활용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보다는 기본적인 기능들을 주로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특히 어르신 들의 경우에는 그 활용도가 더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갖가지 사양을 첨부하여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는 심플하면서도 꼭 필요한 기능들만 가진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할 것이다. 

참모는 리더가 새로운 뭔가를 계속하려고 할 때, 새로운 사업을 하는 것이 이로운지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을 잘 유지 관리하는 게 바람직한지를 항상 유념해야 한다. 그리고 적절하게 조언하며, 지금 무엇이 리더에게 필요한 것인지를 항상 인지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 

PS : 여러분의 조직에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려고 할 때 이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누가 하나요? 또한 이에 대해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제도는 마련되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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