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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Dec 07. 2018

조직과 리더의 비밀유지

조명받는 블라인드 리더란

'침묵은 금'이라고 했다.  또한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마라', '말이 많으면 실언이 많다'라고 했다. 이 말들의 공통된 의미는 충분히 생각한 후에 말을 해야지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다. 즉 말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한편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 '말이 말을 만든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말들 또한 말의 빠른 전파 속도와 처음 말한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왜곡되어 말이 흘러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요즘은 인터넷과 SNS가 발달되어서 순식간에 확산되고 있으며 때론 본말이 전도되어 와전되기도 한다. 

이처럼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 사람이 있는 반면 말 한마디로 큰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 연예인들 중 말실수로 인해서 방송활동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었고, 정치인의 경우 젊은 층의 투표를 독려하는 취지의 발언이 노인 펌훼 발언으로 논란이 확산되어, 국회의원 후보까지 포기해야 했으며 결국 백의종군할 수밖에 없었다. 

조직에서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그리고 중요한 일을 하게 될수록 언행의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특히 그것이 리더와 관련된 일이라면 더 중요하다.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기밀사항인 것은 적대국가나 경쟁국가가 이를 알고 정치적,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사마의가 제갈량이 보낸 사신을 통해 제갈량의 하루 일과에 대해 알고 나서 제갈량이 얼마 지나지 않아 죽을 것이라고 예언하고 전쟁에서 곧 승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제갈량 또한 자신의 건강 상태가 상대에게 노출된 것을 알고 죽기 전 부하에게 계책을 알려주어 무사히 촉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 유세 기간에 쓰러지는 모습이 공개되자 상대 진영에서는 고령의 나이와 건강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격한 적이 있었다. 이로 인해 힐러리는 대통령 후보 지지율이 하락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경쟁 상대에게 리더의 약점이나 비밀이 알려질 경우 그들은 이를 기회로 잡고 공격해 오며, 이는 자칫 조직의 붕괴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리더의 모든 부분은 조직의 보안사항이다. 리더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참모라면 어느 누구에게도 리더의 약점과 비밀, 그리고 리더가 하고 있는 일이나 추진하려고 하는 일을 절대 누설해서는 안된다. 참모는 항상 어느 누구를 만나더라도 불필요한 말은 삼가고, 해야 될 말도 신중을 기해서 해야 한다. 말이라는 게 한번 입에서 나오면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리더에 대한 기밀사항이나 취약점은 오롯이 참모 자신만 알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즉 참모는 리더의 취약한 부분이나 경쟁 상대와 비교했을 때 뒤처지는 부분이 있다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서 리더에게 제시해야 한다. 

고령이고 건강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운동을 꾸준히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건강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것으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 상대방보다 언변이 좋지 못하는데 자꾸 토론회를 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 리더는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하기에 그보다는 연설이나 유세, 그리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리더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도록 해야 한다. 

한 예로 대통령 TV 토론회가 가능했던 9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김영삼 후보는 김대중 후보와의 TV 토론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현재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자신이 토론으로는 김대중 후보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굳이 불리한 선거방법을 채택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지금이야 법적으로 TV 토론이 정해져 있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강제성이 없는 상황이었기에 김영삼 후보 참모들은 TV 토론의 반대적 입장을 조성하였으며, 언론을 통해 TV 토론의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함으로써 국민들이 TV 토론을 불필요하게 생각하게 하였다. 

역사에 가정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고는 하지만 만약 한 번이라도 TV 토론이 열렸다면 그 결과가 뒤바뀌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참모는 이처럼 철저히 리더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승기를 잡았을 때는 더욱더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성공에 가까워졌을 때 오히려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긴장하면서 오다가 다 왔다고 생각이 드는 순간 긴장이 한순간에 풀리면서 방심해서 오는 경우다. 어떻게 보면 김칫국부터 마신 결과라 할 것이다. 

이솝우화의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상식적으로 누구나 토끼가 이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토끼의 방심이 결국 패인이었다. 반면 거북이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결승까지 간 것이다. 

이것은 스포츠 경기에서도 많이 발생된다. 야구에서 8회까지 크게 이기고 있는 팀이 9회에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우도 있고, 축구에서도 후반 40분 이후 골이 가장 많이 터지며, 골프에서 마지막 순간 오버파를 연속으로 하는 바람에 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오바마와 힐러리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결정전에서도 상대를 너무 쉽게 봤던 힐러리가 무너진 원인도 바로 오바마에 대한 방심이었다. 대세론에 휩싸인 이런 오판은 2002년 우리나라에서도 노무현 후보가 꼴찌에서 대통령 후보로 선출됐을 때도 기존의 후보들이 대세론에 안주해서 온 결과라 할 것이다.  

오마하의 현인이라 불리는 워렌 버핏은 코카콜라가 꾸준히 성장하는 기업이라고 여겨 상당히 많은 투자를 하였으나 퀘이커 오츠 인수전에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퀘이커 오츠는 펩시로 넘어가고 말았으며 결국 펩시에게 음료 시장 1위까지 내주는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워렌 버핏도 상당히 많은 손해를 봤다. 후에 워렌 버핏은 당시의 결정을 매우 후회하였다고 하니 그도 코카콜라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라는 프레임에 너무 방심한 것은 아닌가 싶다. 

긴장하지 않는 조직은 항상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봐도 된다. 경쟁상대는 우리의 작은 허점에도 이를 크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은 개미구멍으로도 둑이 무너진다고 했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리더와 조직에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참모는 명심해야 한다. 
  
또한 참모는 리더에 대한 불만과 비판은 리더를 제외한 어느 누구에게도 표현해서는 안 된다. 리더와 참모는 서로 협력관계이고 상호 보완 관계지만 모든 부분에서 맞을 수는 없다. 그러다 보면 자연 의견 충돌은 있을 수 있다. 의견 충돌에 대해 참모가 리더에게 불만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불만을 자신의 부하나 다른 제3자에게 표출하는 것은 참모로서의 바른 자세는 아니다. 

이렇게 발설된 불만은 경쟁상대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리더에 대한 불만이 다른 사람을 통해 리더에게 전달된다면 리더 또한 불쾌할 수밖에 없을뿐더러 두 사람의 관계는 최악으로 갈 수 있다. 따라서 리더에 대한 불만은 조직의 분열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참모가 리더에 대해 불만 제기는 단순히 불만 제기가 아니라 다른 사적 영역도 포함될 수 있다. 이 경우 리더 개인의 사사로운 영역까지 다른 사람에게 공개됨으로써 리더가 받게 될 피해는 어마어마하게 커질 수 있다. 이는 단지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지에도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더에 대한 불만이 있을 경우 리더와 직접적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고 그 외 사람들에게는 알려서는 안 된다. 불만도 리더의 기밀사항이란 걸 잊지 말아야 한다. 

PS : 가끔씩 '오프 더 레코드'라고 비공식적인 발언이나  '엠바고'라고 일정 시간 뉴스의 보도를 늦추는 형태로 언론사에 요청을 하지만 그것이 공론화되는 경우 파장이 큰 경우가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비밀을 유지해야 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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