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과 리더의 이미지 메이커, 블라인드 리더
조명받는 블라인드 리더란
기업이 좋은 이미지를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나쁜 이미지 때문에 한순간에 기업이 위기 상황으로 몰리는 경우도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기업의 갑질 논란이 대표적일 수 있다. 갑질 프랜차이즈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으로 프랜차이즈 점포들의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들 점포들도 '을'인데 '갑'의 본사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최근 가습기 살균제 문제, 기업 대표의 갑질 논란, 자녀 문제 등 우리 사회에 종종 나타나는 이런 현상은 기업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실적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이런 리스크 관리와 대표의 이미지 관리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참모의 입장에서도 조직이나 리더에 대한 좋지 않은 보도나 정보 관리는 매우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으며, 리더와 조직의 이미지 관리를 전담하는 부서까지 운영하는 곳도 있다.
참모는 리더와 조직의 실수, 또는 잘 못된 행동이 발생했을 때 문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 파급효과 등을 검토하여 리더나 조직의 잘못을 인정하고 넘어갈 것인지, 다른 이슈를 활용하여 잘못을 무마할 것인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한편 오보에 따른 부정적 이미지 확산 방지도 매우 중요하다. 요즘은 정보의 홍수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 지구 반대편의 사건 사고도 내 집 앞에서 바로 일어난 사건처럼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한 번의 오보가 수천 명, 수억 명의 사람들이 사실로 인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마녀사냥식 오보는 기업과 리더 모두에게 치명적인 결과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 피해액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마어마할뿐더러 더 나아가서는 폐업이나 영원히 추락할 수 있다.
최근 식약처의 계란 살충제 농가 오보 발표로 인해 피해를 본 농가의 경우 판매 경로가 막히는 경우가 있었으며, 240번 버스 운전기사의 오보로 인해 그 운전기사가 받았던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처럼 기업과 개인의 리스크 관리는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그런 것이 아니라 더 확산되기 때문에 조기에 이런 리스크 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 위해 참모는 다양한 경우의 위기 상황 리스크를 만들어 두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또한 기업과 리더의 이미지 관리는 사람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식자재 등 음식 관련 기업의 경우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메시지 전달이, 금융업의 경우 안전한 자산관리와 높은 수익률 제공이라는 메시지 등을 고객들에게 지속적으로 심어줘야 한다.
그리고 강한 카리스마 이미지의 리더에게는 강점을 살리면서 약점을 보완하는 이미지 전략을 추구해야 한다. 강점의 이미지는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과 빠른 결단력과 추진력을 내세워 사람들에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지만 너무 냉혹하거나 기계적인 이미지를 배제하기 위해 부드럽고 감성적이며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가정적인 모습 또는 직원들을 남몰래 배려하는 그런 이미지 효과를 내 볼 필요가 있다. 즉, 긍정의 이미지 활용에도 이미지 메이커는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참모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리더의 상황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적절한 이미지 관리 시스템 구축을 해야 하는 것이다.
1970년 12월 폴란드를 방문했던 독일의 총리 빌리 브란트는 바르샤바의 유대인 게토를 방문해 추모비 앞에 헌화 후 무릎을 꿇었다.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던 상황에서 그의 이런 행동은 폴란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과 특히 유대인들에게 감동을 주었으며, 독일의 진정한 사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당시 독일 총리의 이런 행동이 의도된 것은 아니었지만, 이 행동 하나로 독일은 2차 세계대전 당시 그들이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 용서받을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독일이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평화주의 국가로 나아가는데 긍정적 이미지를 쌓을 수 있었다.
긍정의 이미지를 높였던 또 다른 사례는 유방의 약법삼장(弱法三章)을 통한 백성들의 신뢰였다. 유방이 진나라에 입성하여 호화로운 생활을 하려 하자, 장량은 유방에게 중국 통일의 황제가 되기 위해서는 민심을 얻는 것이 중요함을 일깨웠다.
유방은 그 즉시 황궁과 창고를 폐쇄하고 약탈을 방지하여 민심을 안정시킨 다음 살인, 상해, 절도와 관련된 법률 세 가지 즉, 약법삼장(弱法三章)을 공표하였다. 그러자 민심은 자연스레 유방 쪽으로 기울어지게 됐다. 이런 안민 정책의 이미지는 유방의 통일전쟁 과정에서 계속 장량에 의해 지속되었다. 장량은 땅을 얻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민심을 얻는 이미지 정치를 했던 것이다.
반면 조조의 참모 사마의는 자기 스스로 이미지 정치를 잘했던 인물이다. 사마의는 자신이 어떤 인물인지 스스로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이미 조조를 뛰어넘어 큰 꿈을 꾸고 있었던 인물이었다. 그래서 자신에게도 언젠가는 기회가 올 것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그 시기가 올 때까지 사마의는 자숙하며, 자신의 능력을 철저히 감추었던 것이다.
사마의는 이를 위해 때로는 미친 척 위장도 하고, 병을 핑계 대어 관직에서 물러나고 오래 살지 못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상대에게 전달하는 등 자신을 감추고 때를 기다렸다. 이런 처세로 그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사마씨 왕조의 기반을 착실히 닦을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손자 사마염이 마침내 위나라 원제의 양위를 받아 진나라를 세울 수 있었으며, 유비, 조조, 손권도 아닌 사마의에 의한 전국 통일을 이루는 계기를 만들었던 것이다.
오늘날처럼 대중 매체가 발달이 되어있고, 특히 SNS 등 사회 관계망 서비스의 확대로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빠른 전파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리더와 조직의 이미지 관리는 참모로써 매우 중요한 역할임에 틀림없다.
조직과 리더의 리스크와 이미지 관리만 잘해도 조직은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기 때문에 참모는 항상 이에 대해 준비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PS : 우리 조직과 리더에게 리스크는 무엇이고, 이미지 관리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봅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