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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Dec 17. 2018

경청, 공감과 소통, 그리고 배려와 격려-리더편(1)

조명받는 블라인드 리더란

조직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쌍방향과 일방향의 소통 차이는 무엇일까? 
 두 관계 사이에 경청이 포함되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다. 조직에서의 일방향은 일을 추진하는 과정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수직적으로 명령이 하달되는 의사결정 구조이다. 밑에 직원의 의견이란 게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방향은 상대방의 의사와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반면 쌍뱡향은 대화를 통한 의사결정 구조로 조직에서 일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윗사람부터 아랫사람까지 서로 간의 의견을 제시하고 이를 취합하여 최종 결정을 내리는 구조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서로 의견을 나눔으로써 상호 간의 이해를 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국가, 기업, 조직의 의사결정은 쌍방향의 구조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데 경청만 있다고 해서 쌍방향의 의사결정 구조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바로 공감과 소통이 빠진 쌍방향 조직이라면, 형식만 그럴 뿐 일방향과 다를 바가 없다. 쉽게 말해 경청의 구조는 되어 있어서 아래 직원이나 상대방이 말을 하는 것은 듣더라도 이를 받아들이려고 하는 마음자세, 즉 공감과 소통이 없이는 쌍방향 의사결정 구조는 성립될 수 없다. 

조직의 대표나 상사가 회의를 주재할 때 자신의 의견을 내세우고, 소통이라는 미명 하에 각자의 의견을 말하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그 의견을 제시하면 그것에 대한 반박을 표하는 이런 회의는 공감과 소통이 빠져 있는 것이다. 경청 또한 상대방의 주장을 반박할 말을 찾기 위해 듣는 것이지 실제적으로는 아무 의미 없는 경청인 것이다. 

직장을 다니는 직원들의 입장에서 이런 경험들은 거의 대부분 다들 있을 것이다. 회의를 한다고 했지만 실제는 일방향의 의사소통을 하게 되면 직원들은 거의 말이 없어진다. 왜냐면 말을 해도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핀잔만 듣게 되고 회의 시간이 길어지니 일찍 끝내기 위해서라도 그냥 묵묵히 있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리더나 중간관리자들이 직원들의 의견이 없는 것을 자신의 얘기가 옳고, 자신의 말을 이해했다고 착각하는 경우다. 실제는 그 정반대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직원들이 회의 시간에 아무 말이 없다면 리더나 중간관리자는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걸 무시하고 넘어갈 경우 직원들하고는 영영 멀어지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직원들이 리더나 중간관리자와 회의에서 회의감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앞으로 5년 이내에 우리 기업은 해외 판매 실적을 50%에서 70% 이상 달성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합심하여 이 목표를 꼭 달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인력도 충원되어야 하고 시스템도 해외 판매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왜 지금 인력과 시스템으로 안된다고 생각하죠? 여러분들은 전문가 들이고, 충분히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불만만 제기하지 마시고 여러분들이 목표를 달성한 후에 당당하게 주장을 해야 합니다."
 
위의 사례에서 분명 리더와 직원들은 대화를 하고 있으나 전혀 소통이 되지 않는 일방적인 대화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화에서는 상대방에 대한 공감과 소통은 없다. 아마도 직원들은 마치 벽을 보고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 것이다. 이 대화 내용을 이렇게 살짝 바꿔 보면 어떨까?

"인력이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군요? 지금의 인력으로는 현실적으로 불가한 거죠? 그렇다면 시스템은 어떤 방식으로 바꾸면 좋을까요?"
"여러분들 많이 힘드시죠? 지금의 인력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인력 문제는 함께 고민을 해 봐야 할 거 같습니다."

어떤 느낌이 드는가? 앞의 대화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 것이다. 최소한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하는 마음이 들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조직에서 사람과의 대화는 이처럼 경청, 공감, 소통이라는 요소가 필수다. 물론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라는 마음가짐이 깔려 있어야 한다. 

사실 직원들도 당장 인력을 충원하고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을 것이다. 인력과 시스템 개편이 목표 달성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지만, 그것이 안된다고 해서 목표를 위해 노력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닌 것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지금의 상황에서도 노력은 하겠지만, 인력과 시스템 등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고, 그런 문제를 리더나 관리자가 직원들의 의견을 들어주고 공감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리고 리더나 중간관리자도 지금 상황에서는 무리라는 것은 알지만 직원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개선하려고 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즉, 목표 달성을 위해 인력 충원과 시스템 개편이 충분조건이지 필요조건은 아닌 것이다. 

직장과 조직에서 직원들이 바라는 것은 큰 것이 아니다. 업무추진 과정에서 이해하고 공감해 주는 것이다. 문제 해결도 중요하지만 문제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문제 해결 이전에 매우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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