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한 참모
지금 세상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신문과 잡지, TV를 통해서 정보를 얻었다면, 지금은 이 외에도 인터넷과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그만큼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 취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정보들 중 나에게 중요한 정보가 얼마나 되는지는 따져봐야 한다. 또한 그 정보들 중 과연 진짜 정보는 얼마나 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최근에 불거진 국정원 사이버 댓글 사건의 경우도 가짜 뉴스 확산이 문제가 됐다. 과연 우리가 알아야 하는 정보와 진짜 뉴스 취득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리더의 경우에는 매 순간마다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로 전달이 된다면 그 결정에 큰 실수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정보의 수집, 및 분석, 그리고 우리 조직과 리더에 맞는 정보를 가공하여 전달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해졌다. 리더는 이런 정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데 이때 참모의 적절한 조언이 중요한 것이다.
이때 만약 참모가 리더에게 적절한 조언을 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리더뿐만이 아니라 조직 전체에도 큰 손해를 미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자동차를 좋아하여 자동차 산업에 뛰어든 이건희 회장에게 그 밑의 참모가 적절하게 조언을 해줬었다면 삼성은 커다란 손해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건희 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주변에서 조언을 했는데 듣지 않았을 수도 있다.
이처럼 참모의 조언 하나가 리더나 조직의 성공과 이미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초나라 범증의 경우 항우가 진나라의 포로 20만 명을 산 채로 땅에 묻는 것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 이는 결과적으로 항우를 포악한 사람으로 인식되게 했으며, 누구나 그에게 잡히면 죽는다는 것을 알았기에 상대는 죽기로 싸웠던 것이다.
반면 유방에게 사로잡힌다 할지라도 항복을 하면 살려준다는 것을 알고 전세가 불리하다 싶으면 투항하는 병사들이 많았다는 것이 이 두 사람의 운명을 결정지었던 것이다. 장량은 땅을 얻는 것보다 사람을 얻는 것, 즉 민심을 얻어야 함을 유방에게 계속 말했었다. 참모인 범증과 장량의 차이가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병자호란 당시 삼전도의 굴욕은 조선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임진왜란 당시에도 왕이 일본에 굴욕적인 일은 당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병자호란 당시 인조는 청나라 태종 앞에 절을 세 번이나 해야 했다.
당시 조정은 김상헌의 척화파와 최명길의 주화파로 나누어져 있었다. 광해군 때는 그나마 명과 청 사이에서 실리를 차리는 중립외교 노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인조 때는 이 두 세력이 싸움을 하고 있었던 사이였으며, 인조는 척화파의 손을 들어주었으며, 결과적으로 삼전도의 굴욕을 당했던 것이다.
역사에 가정이란 존재하지 않지만, 척화파가 대의명분만 내세우지 않고 중국의 정세를 읽었더라면 인조에게 그런 조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반복된다고 200여 년이 지난 후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이제는 나라까지 잃는 치욕의 역사를 되풀이하게 됐다.
당시에도 문호를 개방하여 선진문물을 익히고 외세에 대응해야 한다는 개화파와 청나라 이외의 나라 하고는 교역을 해서는 안된다는 쇄국주의가 대두되고 있었다. 이미 청나라가 각국의 외교 쟁탈 전에 쌓여 있었고 조선에도 끊임없이 문화를 개방하라는 압력이 있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쇄국을 주장했던 대신들이 지난날 병자호란의 역사를 깨닫고 국제정세 흐름을 조금이라도 파악했더라면 한일합방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오늘날 북핵 위협 속에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의 우리나라 외교가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올라섰다. 북핵 문제에 한국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코리아 패싱'이야기가 나 올 정도로 우리나라의 외교적 위치는 상당히 불안하다. 또한 사드 문제로 중국과의 관계도 예전만 같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통상 압력까지 외교, 국방, 경제 등 어느 하나 순조롭지 않은 상황이다.
한반도 문제는 한국인이 주도권을 쥐고 나가야 한다. 단, 과거나 지금이나 우리의 국력이나 경제력이 주변 국들에 비해 약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여전히 실리는 없고, 명분만 따지는 논쟁만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정말 주변 국들과 관계를 잘 풀어나가면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할 수 있는 조언을 해 줄 참모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지난날의 치욕을 다시 당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PS : 내가 대통령의 참모라 생각하고 지금의 상황에 당신은 어떤 해법을 제안할 수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