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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Jan 12. 2021

경기 유랑 시흥 편 2-1(시흥 하늘휴게소)

생태도시를 꿈꾸는 시흥

시흥과 생태도시라..... 처음 시흥의 캐치프라이즈를 들었을 때, 뭔가 반어법이 아닌가 그런 의심이 들었다. 예전 환경문제로 큰 이슈가 되었던 죽음의 호수 시화호가 아무래도 먼저 떠오를 수밖에 없는데, 어린 기억에도 기름 물이 둥둥 떠 있는 호수 위로 죽은 갈매기들과 주위 공단에서 계속 쏟아져 나오는 오수들 그런 광경들이 생생하다.


하지만 역시 공단과 산업도시로 유명한 울산도 과거의 그런 오명을 씻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염된 강인 태화강을 깨끗하게 만들어 지금 현재는 국가정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탈바꿈했다. 그런 반전의 매력을 기대하며 외곽순환도로의 혼잡한 구간을 뚫고 시흥으로 내려가고 있다.


시흥으로 가는 길 중간에 독특한 휴게소가 있어 들리지 않을 수 없었다. 좁은 땅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바로 도로 위에 브리지 식으로 설계한 시흥 하늘휴게소란 장소다. 외곽순환도로는 워낙 이용하는 차량도 많고 수도권을 통과하기 때문에 휴게소가 거의 없을뿐더러 기타 편의 시설을 만들만한 부지도 부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행선, 하행선 양옆에 휴게소를 만들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경기도의 비싼 땅값과 땅 주인의 알 박기 시도 덕분에 계획이 취소될 위기까지 갔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악 조건이 전화위복이 되어 국내 최초로 본선 상공형 복합 휴게소가 건설되기에 이르렀고,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져 생태도시 시흥의 이미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면서 나 같은 여행객이나 답사객들도 일부로 찾아가는 명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예전 휴게소 하면 잠시 화장실 들렸다가 가락국수이나, 호두과자, 감자 등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간단한 요깃거리 정도 해결하는 장소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아마도 전참시의 이영자 씨가 휴게소 먹방을 방영한 것부터)에 이르러 지역특산물로 만든 휴게소의 음식들이 주목받았다.


어느덧 휴게소들은 다양한 음식과 먹거리와 쇼 팡 타운까지 갖춘 복합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데, 시흥 하늘휴게소도 비슷한 느낌을 나에게 가져다주었다. 건물 내부에는 단순히 먹거리만 파는 것이 아니라 지역 명물이나 특산품을 파는 매장이 도처에 자리해있다. 보통 휴게소에 오면 급히 제 할 일들을 보느라 정작 여기가 어딘지에 대해 인식을 하지 못하는데 그런 점들이 나에게는 좋았었다. 특히 상행선과 하행선을 연결해 주는 다리 위에 서서 수많은 차량들이 발밑으로 지나는 경험은 정말 독특했다.


아직 본격적인 시흥의 여행은 시작도 하지 못했는데 휴게소부터 친환경적이고 아름다운 건축을 덤으로 살펴보게 되었다. 지금부터 시흥의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새롭게 써 내려가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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