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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Jan 13. 2021

경기 유랑 시흥 편 2-2(갯골생태공원 1)

생태도시를 꿈꾸는 시흥

시흥이 생태도시로의 이미지를 확고하게 만드는 데 큰 공헌을 한 장소로 가고 있다. 경기도 유일의 내만 갯골로서 옛 염전의 정취를 느낄 수 있고, 아름다운 산책길을 걸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시흥의 대표적인 명소로 자리한 갯골생태공원이 바로 그곳이다. 시흥 도시 한가운데 자리했지만 면적이 상당히 넓고, 공원 전체를 시흥의 대표적인 트레킹 코스인 늠내길 2코스가 관통하기 때문에 평일에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공원의 규모에 비해 주차장이 협소한 게 아쉽긴 했지만 정문으로 들어서자마자 나의 눈을 가로막는 장애물 없이 광활한 초원이 앞으로 쭉 뻗어있었다. 그동안 여러 가지 시국으로 인한 답답함이 뻥 뚫리는 속 시원한 전경이었다. 특히 시흥 도심에서 멀지 않아 근처 주민들이 이런 공간을 마음껏 누릴 수 있다는 점이 한편으론 부럽기도 하다. 


이 공원에서는 걷기 힘든 노약자나 장애인들을 위해 무장애 탐방로를 잘 설치해 열린 관광지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전기차를 이용한 셔틀버스가 공원 전체를 누비기도 하고, 자전거를 따로 대여해서 돌아볼 수도 있다. 하지만 공원을 둘러볼 때는 모름지기 걸어서 둘러봐야 그 장소의 숨겨진 참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시흥 갯골의 매력을 하나하나 파 해쳐 볼 생각이다.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붉은색 댑싸리가 모여있는 언덕의 풍경이 이색적이라 그 정취를 살펴보러 한걸음에 달려갔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서 나왔던 모르도르가 현실에서 재현된다면 아마 이러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황량한 벌판의 언덕에 옹기종기 있는 댑싸리가 신기해 보였다. 이 장소는 시간의 언덕이라 불리는데 바로 밑에는 시흥시의 백 년의 기록을 담은 타임캡슐이 봉해져 있었다.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기록이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하지만 100년 뒤의 후손들은 우리를 어떻게 평가를 할지 모르겠다. 혹시 날로 심해지는 기후변화, 환경파괴들의 원죄를 우리 세대의 탓으로만 돌려갈지도 모를 일이다. 조금 더 지나가다 보면 갯벌을 테마로 한 생테 공원답게 갈대밭이 물길을 따라 우후죽순 솟아 있어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누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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