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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Jan 21. 2021

경기 유랑 시흥 편 3-3  (월곶포구)

오이도의 빨간 등대

하늘은 어둠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었고, 추운 겨울바람은 더욱 매서워졌다. 정신없이 달려온 여정을 소화했지만 막상 배를 채울 겨를이 없었다. 그래! 이왕 오이도까지 왔는데 조개구이쯤 먹어줘야지. 헐레벌떡 둑방의 계단을 내려왔지만 이번엔 사방에 몰려있는 조개구이집 중에서 어디를 선택할까 하는 갈림길에 봉착했다. 각 가게마다 수조 속에 있는 신선한 조개들의 자태들이 정말 영롱했다.

그러면 결국 상호명을 보고 들어갈 수밖에 없다. 서해에 위치한 오이도에 <<정동진>>이란 간판이 색달라 보며 한걸음에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젊은 커플들이 많이 찾는 오이도의 특성상 모차렐라 치즈 조개구이, 왕새우 버터구이 등의 메뉴가 많았다. 사장님의 추천에 따라 치즈 조개구이와, 해물라면을 함께 먹었다. 역시 추운 날씨에는 뜨끈하고 칼칼한 해물라면이 제격이다. 라면 베이스 자체도 훌륭한데, 홍합, 콩나물 등 각종 고명 등이 푸짐하게 들어가 맛이 더욱 시원하게 느꼈졌다.

그밖에 사이드로 주꾸미 볶음과 치즈를 넣어 만들 수 있게 각종 사리들이 있어 기호에 따라 선택해서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맘에 들었다. 어느 정도 라면을 먹고 나니 드디어 메인인 치즈 조개구이 차례다. 가리비와 키조개 등 한눈에 봐도 거대한 조개들이 치즈를 듬뿍 얹은 채 푸짐하게 나왔다. 조개구이 직원의 팁에 따라 맛있게 조개구이를 먹으며 모처럼의 여유를 즐겼다.

시흥에는 오이도 말고도 그 유명한 인천의 소래포구와 마주 보고 있는 월곶포구가 있어, 마지막 해장 답사처로 찾아가 보기로 했다. 오이도를 지나 아직 공사 중인 배곧신도시를 거쳐간다. 향후 서울대 캠퍼스와 서울대학교 병원까지 신도시로 들어온다면 더욱 괜찮은 삶의 질을 기대해봐도 될 듯싶다. 조그마한 다리를 건너 어느덧 월곶포구에 도착했다.

현재는 소래포구와 오이도에 밀려 제법 한산한 느낌까지 주는 항구지만, 예전엔 수군만호가 들어설 정도로 군사요충지기도 했다. 다른 항구보다도 내륙 깊숙이 들어선 특성으로 인해 더욱 다채로운 풍경을 살필 수 있다. 현재 월곶포구는 해안가를 따라 길게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특히 야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현재는 예전 수협공판장에 다양한 예술가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월곶 예술 공판장 “아트 독”이 들어서 있고,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들이 들어와 아름다운 항구로 거듭나고 있다. 갯골생태공원에서 시작한 시흥의 여행을 이만 마무리할 때가 온 것 같다. 항구의 바다를 굽이 보며 시흥의 매력을 한껏 느끼며 이번 밤을 함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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