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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Nov 10. 2020

경기 유랑 고양 편 4-5(웨스턴돔)

신도시의 명(明)과 암(暗)

요즘 경기침체로 라페스타가 썰렁했다는 생각은 기우였을까? 공원을 지나 횡단보도를 지나자마자 그 동안 보지 못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가게마다 현란한 음악을 틀어놓으며 좌석마다 사람들로 가득 찬 이전까지 보지 못한 활달함이 가게 문 너머로 까지 전해지는 듯 하다. 특히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젊은 사람들이 넘치는 거리는 더욱 생기가 넘친다.

확실히 번화가엔 사람들로 북적거려야 제 맛이 사는 것 같다. 서로 왁자지껄 떠들며 저 마다 이야기를 새로 만들어 나가면서 도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베드타운에 불과했던 일산신도시가 독자적인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는데 큰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보행자거리를 지나면 드디어 혹자는 일본의 번화가 아케이드 거리가 아닌가 생각할 정도로 유사한 웨스턴 돔의 아케이드가 길게 뻗어있다.

통신3사의 거대한 매장이 앞을 가로막고 있고, 대형스크린과 각종 멀티미디어 광고로 사람들의 시선을 계속 붙들어 멘다. 라페스타가 의료매장이 대부분이고 넓직한 공간에 너무 트여 있어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휑해보이지만 웨스턴돔은 돔 아래 중간 중간에도 상점을 배치해 놓아서 좀 더 오밀조밀한 공간에 사람들이 더욱 붐벼보이는 효과와 더불어 통로가 다양해지며 다양한 상점들이 입점해 다양한 선택의 즐거움을 맛 볼 수 있다.

유동인구가 확실히 많아서 상대적으로 상점들의 종류도 좀 더 다양하게 보이고, 상인들의 얼굴도 활기차 보여 매장에 들어가는데 더욱 거리낌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손에는 쇼핑백이 하나 둘 늘어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두손 가득 물건을 들고 텅텅비어있는 지갑을 발견하게 된 내 자신이 놀라웠다. 왜 라페스타보다 웨스턴 돔이 사람들로 더욱 붐비게 되었을까?

앞에서 설명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마 근본적으로 다른 원인이 있을거라 짐작하고, 웨스턴 돔을 오가는 사람들의 흐름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한다. 일단 웨스턴 돔은 라페스타가 각 빌딩마다 주차장을 따로 구비해서 이동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는데 비해 길 중간에 웨스턴 돔 자체 지하주차장을 구비하고 있어 주차가 편리했고, 특히 요식업의 비중이 높아 왠만한 프렌차이즈를 한자리에서 맛볼수 있다. 그리고 특히 mbc제작센터와 오피스텔이 웨스트돔의 바로 뒤편이란 점은 일에 종사하는 직장인, 연예인, 방송국직원등을 끌어 모을수 있는 위치란 점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게 되면 라페스타의 상점들이 점차 흉물로 변해갈 터인데 그런 점에서 살짝 걱정이 밀려온다. 무슨일이든 한쪽으로 쏠린다는게 좋은 현상은 아니기에 라페스타도 독자적인 특색을 갖춰 다시 활성하되길 조심스러운 소망을 비춰본다.

예전에 예능 방송에서 끝말잇기를 하면 나와 우리에게도 꽤 친숙한 장소중의 하나인 정발산을 마지막으로 신도시 탐방을 마치도록 할 텐데, 정발산은 일산신도시 한가운데 서서 내려보고 있는 주산으로 100m도 안되는 작은 동산같은 산이지만 도시 전체를 두발로 걸어서 다녔던 터라 낮은 산행길도 정말 힘들었다. 정상에 서면 평심루 누각에 올라 일산신도시를 내려다 볼 수 있다. 저 멀리 북한산까지 내려다 보며 그동안 일산 신도시에 가졌던 편견들을 먼저 내려다 보내며 앞으로 일산신도시, 나아가 고양에 대한 애정을 더욱 키워가기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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