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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Nov 09. 2020

경기 유랑 고양 편 4-4 (라페스타)

신도시의 명(明)과 암(暗)

호수공원과 신도시는 중간 중간 육교로 이어져 있는데 일산호수공원의 중간지점인 한울광장에서 위쪽을 바라보니 북쪽으론 신도시의 중간지점에 일산문화공원이 길게 뻗어 정발산 까지 걸어서 갈수 있게 되어있다. 육교를 건너면서 아래를 내려다 보니 차들은 저마다 제 갈길을 따라 괴음을 내며 쌩쌩 달리고 있고, 성냥갑 같은 아파트와 상업빌딩들이 숨쉴공간의 틈도 없이 빡빡하게 들어서 있어 도시의 삭막함은 더해가고 있지만 위쪽의 정발산 자락을 바라보니 그나마 일산 신도시는 녹지가 많고 보행자 도로가 넓어서 다행이란 생각도 든다.

육교를 내려오면 일산문화공원의 거대한 광장이 나타나고, 그 광장을 중심으로 양옆으로 웨스턴돔과 라페스타라고 하는 아케이드 상업시설이 이어져 있는데, 오랬만에 자연과 역사를 테마로한 주제에서 벗어나 도시의 활기찬 분위기를 몸소 느껴볼 수 있어 기대가 많이 되었다. 라페스타로 가는 길 초입부터 번화가의 터줏대감이라 할 수 있는 kfc, 맥도날드, 스타벅스 3대장이 마을 입구에 서있는 장승처럼 지키고 있어 확실히 도시에 들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낮 시간임을 감안해도 도심은 생각보다 썰렁했고, 유령도시에 온 것 마냥 을씨넌스러운 한기가 온몸에 전해져온다. 요즘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이런건가 몸소 피부로 체험을 하면서 어느새 기대감에서 실망감과 안쓰러움이 전해져 온다. 라페스타는 아케이드 형태로 차들이 안다니는 보행자위주의 번화가로 조성되었는데,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으니 그 썰렁함이 더해지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배꼽시계는 변함없이 돌아가서 천천히 라페스타 끝 부분에 있는 먹자골목으로 들어갔다.

라페스타는 다른 번화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샵과 가게가 대부분이라 특별함은 못 느꼈지만 그래도 먹자골목에 다다르니 옆집 건너서 세계음식을 맛 볼 수 있는 가게들이 눈에 띄었다. 태국음식점도 있고, 인도, 베트남 식당도 위치해 가격도 합리적이고 메뉴판을 보면 정말 다양한 메뉴들과 구성이 괜찮아 보여 지금 막 문을연 태국식당으로 발길을 돌렸다. 동남아 음식하면 태국음식과 베트남음식을 먼저 떠오를텐데 베트남 쌀국수인 pho의 열풍으로 우리나라에서는 베트남음식점이 대중화 되어있지만 전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태국음식이 일식, 중식다음으로 유명하고 그 맛과 베레이션은 정말 다양하다. 계속되는 강행군으로 지칠 때 나는 태국음식의 시큼하고 달달한 맛으로 원기회복을 하려고 한다.

팟타이와 게살볶음밥으로 즐거운 식사를 했다. 확실히 번화가에 오면 선택의 폭이 넓은 장점은 있을지도 모른다. 다시 문화공원쪽으로 발길을 돌려 상가건물을 지나가면서 왁싱숍, 만화방, 수면카페등 다양한 가게를 지나가면서 이런저런 구경을 해보지만 확실히 사람이 없어 뭔가 씁쓸한 기분이 든다. 문화공원을 지나 이번엔 반대편의 웨스턴돔으로 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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