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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Nov 20. 2020

경기 유랑 강화도 편 2-2  (강화고인돌)

강화도 여행의 시작

강화도를 상징하는 풍경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라고 한다면 거대한 탁자모양의 잘생긴 고인돌이라 생각하는데, 그런 이미지의 고인돌이 강화도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강화도의 여러군데 고인돌군중 하나인 부근리 고인돌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 늠름하게 푸른 벌판 한가운데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강화대교를 건너 강화읍을 우회하는 자동차 전용도로를 따라 금새 닿을 수 있고, 특히 바로 옆에는 강화역사, 자연사 박물관이 함께 자리 하고 있기에 강화 답사의 첫 장소로서 손색이 없다.

단순히 거대한 돌덩이에 불과한 고인돌임에도 불구하고, 그 단순함이 가져다주는 힘이 멀리서부터 우리를 잡아끈다. 우리가 현재는 콘크리트로 이루어진 수많은 거대한 건축물이 우후죽순 들어서서 생각보다 고인돌이 작아보일지 모르지만, 탁 트인 벌판 한가운데 두 개의 발침돌로 우뚝 서서 20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변함없이 그 어떤 건물보다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 부근리 고인돌군은 고창과 화순의 고인돌군과 함께 200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고, 강화도내에는 부근리 뿐만 아니라 삼거리, 오상리등 강화 북쪽의 고려산 일대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부근리 고인돌군에는 강화 지석묘 말고도 14개의 고인돌을 트레킹 루트를 따라 둘러볼 수 있지만 상당히 긴 시간과 체력을 요구한다. 우리에게는 강화도의 가볼 장소가 무궁무진한 만큼 일단 강화지석묘 주위의 탁자식 고인돌과 움집을 둘러 보는 것 만으로도 만족을 해야만 했다.

그런 아쉬움이 채 가시기도 전에 고인돌공원 바로 옆에 위치한 강화 역사 박물관이 자리해서 강화도의 역사와 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보통 그 도시를 여행하기 전에 도시의 박물관을 가본다면 그 동안 도시에 대해 알기 힘들었던 새로운 측면들과 도시의 문화를 전체적으로 한번 살펴 볼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게 많다는 말 처럼 박물관에서 조금씩 도시의 실마리를 알아가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1층 로비로 들어가자마자 우측에는 강화의 시간을 항시 알려주었던 강화동종이 한켠에 자리하고 있고, 강화도의 상징적인 유적 중 하나인 참성단의 모형에서 마니산에 올라가지 않고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마침 기획전시실에서 고려 황도 강화를 주제로 하는 특별전을 개최해 그동안 궁금했던 임시 수도 시절의 강화를 유추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오르면 본격적인 박물관의 전시가 시작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선사시대를 움직이는 모형과 최첨단 전시기법으로 흥미롭게 관람하면서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뿐만 아니라 강화도의 해안가를 따라 설치된 진과 보의 구조와 신미양요의 전투 모습을 생생하게 구현해놔서 강화도에서 벌어졌었던 근현대사의 아픔들을 알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 었다.

바로 옆에는 자연사 박물관도 함께 위치해 강화도의 자연환경을 중심으로 수많은 동물들의 표본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강화도의 인문도 알기 벅찬 시간이었던것 같다. 강화도 여행의 첫 시작이 무척 좋았다. 이제 강화도의 읍내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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