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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운민 Dec 02. 2020

경기 유랑 강화도 편 4-2 (온수리 성공회 성당)

전등사와 온수리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온수리에도 강화읍처럼 한옥 성공회 성당이 있다. 하지만 한옥의 형태와 자리 앉음이 강화읍에 있는 성당이랑 조금 다르다. 우선 건축 양식을 살펴보자면 강화읍 성당은 형태가 한옥의 양식을 취하고는 있지만 건물 전체의 맵시를 보자면 서양의 느낌이 다소 드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온수리에 있는 성공회 성당은 완벽하게 한옥을 완벽하게 본을 떠 정면에 보이는 십자가 문양만 아니면 성당인지 기와집 일지 모를 정도다.

강화읍에 있는 성공회 성당이 언덕 높은 곳에 자리 잡아 강화읍을 내려다보고 있다면 온수리 성당은 조금 낮은 자리에서 온수리 일대를 바라보고 있다. 그런 편안한 느낌을 가져다주는 게 좋았다. 내부는 바실리카 양식으로 구성되었지만 한옥의 서까래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고, 크지도 작지도 않은 편안함이 들었다.

성당을 구성하는 종탑과 사제관도 한옥양식을 취했는데, 서로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이 성당이 가져다주는 가장 큰 포근함은 맞은편에 성당 부속건물에 있는 어린이 보육원이었다. 아이들은 성당 마당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네도 타고 제각기 모여 근심 없이 웃고 다니는 모습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절로 나왔다.

아직 온수리를 오기 위해 강화도를 찾으시는 분은 많지 않겠지만 충분히 여행의 매력을 가지고 있고, 앞으로 금풍 양조장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거듭나게 되면 더욱 찾으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 기대된다. 온수리에서 전등사로 가는 길은 멀지 않지만 가는 길 중간중간마다 강화도의 특산물을 파는 행상이 많다.

강화도가 비록 섬이긴 하지만 오랜 간척 작업으로 국토가 비옥하고, 농업의 비중이 상당히 높다. 그래서 특산물이 많은 섬이기도 하다. 우선 강화는 강화섬 쌀을 먼저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밤낮의 기온차가 전국 어느 곳 보다 뚜렷하여 토양의 마그네슘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고, 웬만한 강화의 식당은 무조건 강화쌀을 이용한다. 그 지역에 오면 지역에서 나는 쌀과 농작물을 먹는 것도 하나의 여행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게 강화하면 순무가 아닐까 한다. 처음에 겨자 향의 독특한 인삼 맛을 지니고 있어 다소 낯선 맛에 꺼려졌던 게 사실이지만 먹으면 먹을수록 계속 손이 가는 게 순무김치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김치에는 고구마가 찰떡궁합이다. 강화는 일반 고구마보다 짙은 노란색을 지닌 속노랑 고구마가 있어 같이 맛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인삼, 약쑥, 딸기 등 다른 작물도 많이 재배되니 먹거리가 많은 강화여행을 즐겨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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