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인간의 창작물은 소멸하는가?

AI작업이 아닌 '수작업' 인증해 드립니다.

by 유하연

AI창작물의 대중화가 시작된 시기는 언제일까?


ChatGPT로 지브리풍 사진 생성을 하는 열풍이 분 적이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카카오톡 프로필을 업데이트하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도 업로드하며 "나도 AI로 사진편집 한다."라고 자랑했다. 그전에는 AI로 만든 프로필사진 (증명사진)이 유행했다. 포토샵 같은 디자인 툴을 다루지 못하는 일반인 입장에서는 신기할 만했다. 버튼만 터치하면 새로운 아트웍이 나오다니.


ChatGPT에게 지브리 풍으로 요청해 보았다.

AI가 인류에게 준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는 누구나 아트웍을 하며 창의력을 발산하는 기회를 준 것이다. 이제 누구나 쉽게 AI를 활용해 머릿속에 있는 디자인을 실현시킬 수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AI로 생성한 영상물이나 합성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ChatGPT가 이제 막 보급되고 있을 시기였다.

당시 일 했던 회사의 상사와 이야기했던 내용이 생각난다. "이제 몇 년만 있으면 디자인도 다 AI가 하고 그러겠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리곤 "아니요, 그래도 시간이 좀 걸리지 않을까요? 코딩이라면 모를까요..."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생각과 달리 AI가 디자인을 잘하기까지는 몇 년 안 걸렸다.


이제 인간의 창작물은 완전히 끝났나?


지금 시점에서 디지털 일러스트작업을 하는 분들의 기분은 '직장 잃은' 느낌 그 자체 일 것이다. 이제 인간의 작품과 AI의 작품의 경계는 사라지게 되는 것일까? 다행히 그렇지 않을 것 같다.

Adobe Fresco는 태블릿 PC에서 펜으로 디지털 드로잉을 할 수 있게 만든 앱이다. 디지털 아트웍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앱으로써 고민이 많았을 것이다. "아트웍 제작자의 작품과 권리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그리곤 글로벌 기업답게 AI시대에 걸맞은 기능을 내놓았다. 바로 '콘텐츠 자격증명(Content Credentials)'이다.


어도비는 아래와 같이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Content Credentials는 지속형 업계 표준 메타데이터 유형으로, 콘텐츠에 대한 디지털 “영양 라벨”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여기에는 콘텐츠 제작자에 대한 세부 정보와 카메라로 촬영했는지, AI로 생성했는지, Photoshop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편집했는지 등 콘텐츠가 제작된 방식에 대한 세부 정보가 포함됩니다."


주요 기능을 요약하자면, AI 없이 작품 제작이 되었음을 인증하며, 생성형 AI 모델이 해당 작품을 사용하거나 학습하지 않게 할 수 있다. 또, 생성형 AI를 사용했다면 어떻게 활용했는지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KakaoTalk_20251021_122514018.png 콘텐츠 자격증명 설명

Adobe Fresco 앱에 들어가면 위와 같은 내용을 사용자에게 알려준다.


인간의 창작물은 오히려 빛난다.


이 기능이 도입됨으로써 시사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AI 콘텐츠가 넘쳐나도록 생기고 있다. 근데 그 도가 지나치다 보니 사람들은 유튜브를 보면서도 피로감을 느낀다. 저품질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알고리즘에 의해 사용자까지 도달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접하며 불쾌감을 느끼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작업으로 작업한 고품질의 콘텐츠는 빛날 수밖에 없다.


이제 콘텐츠 자격증명은 고품질 콘텐츠를 증빙하는 하나의 증명서가 될 것이다. 오히려 사람이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제작한 '작품'에 대한 가치가 이전보다 높아지고 인정받을 수 있는 때가 오고 있다. AI를 잘 활용해 만든 콘텐츠도 좋지만 인간의 순수한 창작물을 결코 AI창작물이 대체하지 못함을 보여준다.


CG가 아무리 발달해도, 최대한 CG를 사용하지 않고 리얼한 연출을 하기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이 있다. 사람들은 그의 영화를 보고 웅장함과 리얼함에 좋은 평가를 준다. 그의 영화에 녹아 있는 여러 사람의 고귀한 장인정신을 인정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며 대중은 인간의 장인정신을 점점 더 인정하고 높게 평가하게 된다. 일러스트 작품뿐만 아니라, 영상, 사진, 글까지 넓은 영역에 걸쳐 순수 창작물 인증 제도가 생기고 또 한 번 새로운 창작 시대를 열지 않을까 한다. AI의 편리함도 좋지만 고등 생명체 고유의 능력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 글을 읽는 분들도 직접 글, 그림 등 작품을 창작해 보는 활동을 해 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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