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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연 Oct 16. 2023

어쩌다 메타버스

나는 어쩌다 메타버스를 시작하게 되었는가?

이번에는 어쩌다 유하연(필자)이라는 사람이 메타버스를 하게 되었는지 써보고자 합니다. 

사실 메타버스를 한다는 표현이 웃기기도 하네요. 왜냐하면 '메타버스'라는 것의 개념은 아직도 명확하지 않고 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말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들어가기 전... 이번 이야기가 재미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해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라 유하연이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쓸 예정이기 때문에...)


어쩌면 그것이 메타버스의 정의로 가장 적합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언가' '무엇이 되었든'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가상세계 또는 그와 비슷한 경험... 정도요.


각설하고, 메타버스가 언제부터 뜬 키워드 인지 아시나요?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의 SF소설작가 닐 스티븐슨 의 '스노 크래쉬'라는 소설에서 가상세계의 이름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 후로는 코로나 팬데믹이 일어난 후 주커버그가 언급하며 급속히 뜨기 시작하였죠. 제 생각에 "Meta"라는 이름이 무언가 알 수 없는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뉘앙스를 보여주어 당시로서는 사람들에게 '무언가' 되어도 될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을 주는 데 성공한 것 같습니다.

(꾸준한 메타버스 사랑 주커버그 형님...)

당시 저는 산업디자인학과를 다니며 회사에서 인턴을 하고 있던 대학생이었습니다.

 참 타이밍 좋게도 그곳은 IoT를 하는 IT 회사였고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창업기업이었습니다. 그래서 후에 디지털트윈 프로젝트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요. 그 덕에 평소에 관심이 있어 혼자 찔끔찔끔(?) 공부만 하던 웹 프로그래밍에 대해 깊게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만들어졌습니다.


회사에서는 제품 3D 디자인도 하고, 사업계획서에 들어가는 인포그래픽 디자인도 하고... 정말 다양한 일을 하면서 정말 감사하게도 당시 대표님, 연구소장님께서는 남는 시간에 자기 계발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고 프로그래밍 공부도 하면서 메타버스에 대한 꿈을 키우는 발판이 되었습니다. 그때가 막 코로나가 시작된 시점이었습니다.


평소에 저는 창업에 관심이 굉장히 많은 학생이었습니다. 산업디자인 학과에 진학한 이유도 "사람들의 삶을 편리하게 바꿔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다!" 였거든요. 그래서 코로나가 뜨며 바로 드는 생각은 비대면 플랫폼의 성장이었습니다. 평소에 전시 보는 걸 좋아하기도 했고 기존 비대면 전시들은 퀄리티 부분이나 편의성이나 그다지 좋지 않았거든요. 파노라마 사진으로 움직이면서 보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아이디어를 짜고, 접근 편의성을 위해 웹기반으로 동작하도록 하게 하자! 해서 지금 저의 거의 메인 분야인 웹 3D를 공부하고, 중기부에서 지원하는 대학생 창업동아리도 만들어서 활동하게 됩니다. 근데 당시만 해도 내가 하는 게 완전히 '메타버스'라고 말하기 싫었습니다. 왜냐하면 지금이나 당시나 메타버스라는 건 실체가 없는 뜬구름 잡는 소리 같은 느낌이 컸기 때문입니다.


좀 더 옛날로 돌아가서... 어렸을 적을 회상해 보면 컴퓨터 그래픽에 관심이 엄청나게 많았던 게 기억납니다.

그래서 게임을 하더라도 그래픽 옵션을 보면서 각 옵션이 어떤 역할이고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검색해 보며 3D에 대한 관심을 키워갔고 그 덕에 지금도 웹기반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하면 최고의 퀄리티를 효율적으로 낼 수 있을지 많은 연구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웹 3D는 3D그래픽스와 프로그래밍 두 가지 모두를 이해해야 하는 엄청나게 매력적인 장르였습니다. 저는 그게 너무 좋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결정적으로 실무를 뛰게 된 것은 인턴이 끝나기 직전이었습니다.

메타버스 키워드가 엄청나게 부상한 시점 대학에서 메타버스 캠퍼스 구축 경진대회를 열더라고요. 당시는 제가 3D를 공부한 지 4년 가까이 된 시점이었고 웹 3D를 공부한 지 1년이 되었던 시점이라 누구에게도 질 자신이 없었습니다. 이길 자신이 있었죠.


여하튼 자랑을 잠깐 하자면 압도적으로 1등을 하게 됩니다. 1주일 만에 캠퍼스 전체를 7MB로 초 저용량으로 만드는 기염을 뽐냈기 때문이죠. 전체 구현이 목적이었어서 퀄리티는 높지 않았지만요..그리고 이것이 또 성장의 발판이 됩니다. 당시 사용한 플랫폼이 미국의 웹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Frame VR이었고, 밤새 미국의 CTO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기술적 이슈를 해결하고 최적화에 대한 지식도 한층 높아졌습니다.


그렇게 하나를 잘 해결하게 되니, 타 대학들의 의뢰가 들어오고 Frame VR 사의 한국 파트너 엔지니어로 등록이 됩니다. 그리고 3D를 하는 입장에서 XR(VR, AR)을 접하게 되고 해당 분야도 높은 퀄리티로 만드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고요. 정말 운 좋게도 대학에서 강의할 기회도 얻게 됩니다.


이때쯤 저만의 메타버스에 대한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메타버스는 가상의 환경에서 생생한 경험을 제공하면 그게 다 메타버스다!" 지금 생각해도 굉장히 합리적인 결론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메타버스의 핵심 가치 내지 기능에서 말하는 경제활동.. 뭐 의사소통... 이런 것들이 모두 결국 생생하고 진짜 같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요소이니까요.


어찌 되었든 그렇게 저는 메타버스와 XR 분야, 3D 구현분야로 강의를 하고, 프로젝트를 받아 수행하는 프리랜서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가끔 어떤 일 하냐는 소리를 들을 때가 있는데요... 그때 참 난감합니다. 보통의 분들은 '메타버스'도 잘 모르고 'XR'도 잘 모르시니까요. ㅎㅎ 또 그렇다고 '가상세계'를 만드는 일을 한다고 하면 반응이 예상되어서 그냥 3D로 뭔가 만드는 일을 한다고 소개할 때도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아직 부화하지 않은 달걀 같은 분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드웨어의 발전과 함께 가다 보니 그렇게 빠를 수 없는 것이 당연한 것 같기도 하네요. 여하튼 이번엔 프리랜서이자 작가 '유하연'에 대해 글을 써 보았습니다. 관심을 갖고 글을 봐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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