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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ohwan Dec 29. 2018

01. 마우스패드 제작기

나만의 디자인으로 마우스패드 제작, 판매하기

퇴사 후 근황.


어느덧 퇴사 후 두 달 정도가 지났다. 매일 늦잠 자고 넷플릭스를 보고 놀러 다니니 천국이 따로 없었지만 쉬는 것도 지겹고 몸이 근질거렸다.


내 꿈은 돈 많은 백수


한동안은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하고 디벨롭시키는 것에 몰두했다. 그런데 이 짓도 지원한 회사마다 떨어지니 더 이상 하기 싫었다. (교훈: 작업이 끝날 때마다 포폴 정리는 그때그때 해두자) 창작욕을 어디든 풀어야겠고, 지겨운 포트폴리오가 아닌 기왕이면 평소 내가 해보고 싶었던 일에 풀어보기로 했다. 잠깐의 일탈이랄까.


나의 디자인으로 굿즈 만들기.


진짜최종.psd 페이스북 페이지


2015년 내가 첫회사에 입사하면서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가 있다. <진짜최종.psd>라는 디자이너 페이지였다. 당시에는 심심해서 만들어본 페이지가 지금은 2만 5천 명의 사람들이 구독하고 있다. 사실 대단한 콘텐츠를 만드는것도 아니고 디자이너들이 공감할만한 웃긴 짤방 정도를 만들어 올리는 게 전부다.


이딴 걸 만들어 올리고 그런다..


굿즈는 제작하고는 싶은데 어떤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상품을 만들고 팔 것인지 확실히 알고 시작하는 게 나에게는 중요했다. 디자이너들이 공감할만한 굿즈를 제작하고 진짜최종 플랫폼을 활용하여 판매해보면 어떨까?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아이데이션을 진행했다.


상품 기획하고 디자인하기


총 두 가지의 상품을 기획했다. 마우스패드와 마스킹 테이프. 두 상품 모두 디자인 툴을 모티프로 아이데이션을 진행했다. 상품 이름은 My Tool series라고 붙였다. My Tool Mouse padMy Tool Masking Tape.


01. My Tool Mouse Pad


layer, path, type, blur, crop과 같은 디자이너라면 익히 들어 알법한 디자인 툴의 단어를 선별하여 특징에 맞게 타이포로 디자인하였고 마우스패드로 탄생했다. marquee와 같은 단어도 후보에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6종만 진행하기로 결정하여 나머지는 사라졌다.

layer, path, type, blur, crop의 특징을 타이포로 디자인했다.


나중에 자세히 다루겠지만 발주를 할 때 최소 수량을 맞춰줘야 하기 때문에 컬러나 디자인 옵션이 많을수록 가진 거 없이(돈)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나 팔릴지 안 팔릴지도 모르는데 무턱대고 큰돈을 투자할 수는 없는 일이다. (재고는 덤으로 쌓인다.)


최종 완성된 마우스패드 6종 중 'type'


아무튼! 마우스패드는 최소 수량에 맞춰 디자인 하나당 500개씩 6종류 총 3,000장을 제작하였다. 


02. My Tool Making Tape


샘플로 제작한 마이 툴 마스킹 테이프

마스킹 테이프는 다이어리 꾸미기 좀 해본 사람이라면 무조건 쓴다. 문구 덕후라면 마테를 모으는 것이 소소한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시중에 참신하고 다양한 디자인의 마스킹 테이프가 많이 나와있다.


내가 기획한 마스킹 테이프는 디자이너들에게는 '투명'을 상징하는 패턴에 툴 아이콘을 손그림으로 그려 넣는 것이었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디자인은 아래와 같다.


디자인 툴을 손그림으로 그리고 배경 배턴은 우리가 잘 아는 그 투명이다.


마우스패드와 마스킹 테이프 모두 발주 전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볼 겸 진짜최종 그룹에 샘플을 올려본 적이 있었다. 마스킹 테이프는 반응이 별로여서 마우스패드를 주력 상품으로 밀기로 하고 나중에 팔 생각으로 50개만 소량 제작했다. 마스킹 테이프는 현재 완판 되었다. 역시 뭐든 까보기 전까지 알 수 없다.


제작업체 알아보기


디자인을 끝냈으면 내 상품을 제작해줄 업체를 알아봐야 한다.

예쁘고 싸게 만들어주세요 ~!!!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구글과 네이버를 뒤져 업체마다 제작한 포트폴리오를 살펴보고 홈페이지나 이메일을 통해 디자인을 전달하여 견적서를 받았다.


업체는 이렇게 북마크를 해두면 나중에 번거롭게 또 찾을 필요가 없다.


같은 종이 재질과 인쇄 방식을 사용해도 단가 차이가 날 수 있으니 가격비교는 필수적이다.


마우스패드 업체와 마스킹 테이프 업체를 최종 선정하였고 제작 의뢰를 했다. 지금 와서 하는 말이지만 업체를 알아볼 때에는 인터넷으로만 컨택하고 발주를 넣는 것보다는 괜찮은 업체 몇 군데를 선정한 후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비슷한 재질, 인쇄방식의 상품을 가져가서 미팅해보는 것이 가장 좋다.


이 과정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각했던 퀄리티의 상품을 받을 확률이 더 높아진다.(나도 앞으로 이렇게 할 예정) 나는 공정과정에서 특별할 건 없어서 인터넷으로 발주를 진행했다.


인쇄 감리


최고로 힘들었던 과정을 꼽자면 바로 인쇄 감리가 아니었을까? 나만 그럴지 모르겠지만 광고회사에서 일하면서 인쇄일을 많이 해본 적이 없다... 과거에야 인쇄광고가 위주였지만 요즘엔 티브이, 디지털이 주요 매체이고 영상 위주이기 때문에 인쇄일을 해볼 기회가 별로 없었다. (핑계)


기계 엄청 비쌈 억 소리 남
인쇄소 감리


마우스패드 인쇄 감리를 보러 갔을 때 일단 아저씨들 포스가 장난 아니셨다... 눈 마주치기도 무서웠고 말씀도 퉁명스럽게 하셔서 불친절하다고 느꼈다.


아는 게 없으니 따질 수도 없다,


기장님이 데이터을 확인하시고 큰 기계로 마우스패드 몇 장을 뽑아 색을 보여주셨다. 중요한 건 마우스패드는 밑바닥에 흰색의 발포지(?)가 덧대어진다.


누런 밑면 발포지와 색이 인쇄된 반투명 엠보 PVC면이 만나면 색이 또 달라질 수 있음 ㅡㅡ


사실 정확히 말하자면 완벽한 하얀색이 아닌 누런 끼가 있는 고무 재질이기 때문에 누런색이 더해질 것을 계산해서 색상을 맞춰줘야 한다. 이부분까지 생각 못한 나는 현장에서 수정 작업을 진행했고 원하는 색상을 뽑을 수 있었다.


6종의 마우스패드를 하나의 파일에 배치해서 전달했는데, 비슷한 색상을 함께 배치해야 컬러도 고르게 나올 수 있다고도 기장님이 말씀해주셨다. 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아~ 네.." 했다.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과정이라 여러 번 해보면서 배우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인쇄 감리를 보러 간다면 컬러와 종이에대한 공부를 꼭 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부끄럽게도 나는 인쇄를 할 때 코팅지(Coated)와 비코팅지(Uncoated)의 CMYK 프로파일 값을 따로 설정해줘야 한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인쇄되는 아트지, 스노우지(코팅지)에 맞춰 CMYK값이(U.S Web Cotead SWOP) 설정되어 있으므로 인쇄하려는 종이에따라 프로파일을 다르게 해줘야 한다.


또 코팅지에 비해 모조지는 잉크가 스며드는 양이 더 많기 때문에 같은 색상을 인쇄해도 모조지가 더 진하게 보인다. 인쇄작업에 맞는 컬러와 프로파일 설정이 그만큼 중요하다. 공부가 부족하니 나의 첫 인쇄감리는 40점! 지금은 책을 통해 조금씩 공부 중이니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인쇄 색상 매치를 잘하는 방법을 마스터해서 포스팅해보겠다.



오늘은 여기까지 기록하고 다음 글에서는!! 포장재료 준비와 제품 사진 촬영 그리고 인터넷으로 물건을 판매하려면 꼭 필요한 사업자등록증, 통신판매업 신고 방법,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개설 방법에 대해서 다뤄보겠다.!


최종적으로 판매 중인 상품은 아래에 공유한다!!

https://smartstore.naver.com/finalpsd/products/3986305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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