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 교육은 아이들을 관찰자로 만들 뿐만 아니라 실생활을 준비하는 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됩니다. 우리는 실제 생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아주 불완전한 생각을 해 왔다고 믿어요. 아이들에게 지적인 내용을 먼저 가르치고 그 원리대로 하게 했지요. 예를 들면, 특정 물건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이해하면 그 물건을 가지고 어떠한 과업을 수행하게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개념을 이해하더라도 종종 주어진 일을 어려워합니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빠졌기 때문이지요. 바로 감각을 완성하는 것입니다.
몇 가지 예시로 좀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우리는 요리사에게 신선한 생선을 사오라고 말합니다. 요리사는 이 지시 사항을 이해하고 신선한 생선을 사러 시장에 갑니다. 그러나 요리사가 눈으로 보고 냄새를 맡는 등 생선의 신선도를 판단하는 법을 모른다면 주어진 임무를 달성할 수 없지요. 이러한 결함은 요리 과정에서 훨씬 더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요리사는 책에 나온 요리법과 조리 시간 등을 정확하게 알고 있을 거예요. 음식을 접시에 보기 좋게 담는 것도 잘할 수 있을 테지요. 그런데 감각에 결함이 있다면, 음식이 완성되는 정확한 순간을 냄새로 결정할 수 있을까요? 또는 눈으로 보거나 맛을 보고 양념을 넣는 순간을 결정할 수 있을까요? 감각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면 분명히 실수를 할 거예요. 감각으로 판단하는 능력은 오랜 연습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습니다. 성인이 되면 습득하기 어려워지지요.
의사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맥박의 특성을 이론적으로 공부하는 의대생은 맥박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잘 알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손가락이 감각을 읽어 내지 못한다면 그 의대생의 공부는 헛수고일 뿐이지요. 이 의대생은 의사가 되기 전에 감각 자극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먼저 키워야 합니다. 심장 박동도 마찬가지예요. 심장 박동에 대해 이론적으로 공부할 수는 있지만, 귀로 심장 소리를 구별하는 것은 감각 연습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습니다. 미묘한 떨림이나 움직임에 대해 모두 똑같이 적용되지요. 우리는 종종 이런 미묘한 떨림이나 움직임을 구별하는 능력이 부족한 의사들을 자주 봅니다. 특히 온도 자극을 잘 느끼지 못하는 의사에게는 체온계가 필수적인 도구입니다. … 진동이나 울림, 숨소리, 그 외에도 질병을 진단할 수 있게 하는 소리들을 듣기도 합니다. 젊은 의사들은 낙담하기도 하고 긴 시간을 허비하기도 합니다. 증상을 확인하고 진단을 내리는데 미숙한 사람에게 막중한 책임의 의사 자격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지요. 의학은 감각 교육에 기초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고전적인 이론 수업으로 의사를 양성합니다.
의사의 뛰어난 지적 능력은 부족한 감각 앞에서는 쓸모가 없습니다.
마리아 몬테소리가 직접 쓴
몬테소리 교육의 '기본서'
1870년 이탈리아에서 출생했다. 로마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여 26세에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의사가 되었고, 소아 정신과에서 근무하며 아이들의 발달과 잠재력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907년, 몬테소리는 빈민가의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의 집Casa dei Bambini’을 열고 본격적인 교육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몬테소리는 아동 중심의 환경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을 강조하였으며, 아이들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탐구하며 현재의 교육법을 정립하였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세 차례 노벨 평화상 후보로 오른 적 있다. 현재 몬테소리 교육을 실천하는 학교는 전 세계 2만 2000여 곳에 이른다.
* 책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아래 링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22542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