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않은 상황, 정제되지 않은 감정, 혼란스러움
나를 기준으로 했을 때 안과 밖으로 익숙하지 않는 상황이 새로운 감정에 이르게 하고
그런 정제되지 않은 감정이 나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지금까지 보지못했던 내 모습이 참으로 낯설게 느껴진다.
어른스럽다고, 그렇지 않을거라고 꽤나 긴 시간동안 해왔던 생각들이 상황을 마주했을 때
언제 그런 결심을 했냐는 듯 생각을 처참하게 짓밟아 버린다.
물론, 나도 누군가의 생각과 마음과 다짐을 처참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을 합리화 할 수 있도록 온전하게 두지 않는다.
이것은 결국 처음 느껴보는 '변화'에 이르게 한다. 이게 나의 안에서의 모습인 것이다.
안에서 느껴진 변화는 기어코 그 좁은 틈으로 자신을 새어나오도록 몸부림 치기 시작한다.
두 손 가득 모래를 퍼담았을때 아무리 흐르지 않도록 하려고 해도 떨어지는 모래알 처럼
떨어지는 그 작은 알갱이들이 모여 어떤 줄기를 이뤄 자꾸만 눈에 거슬리는 것 처럼
주변이 바라보는 나도 거슬리는 어떠한 형태와 행세로 비춰지기 시작한다.
그렇게 복잡한 시간과 순간을 지나다 보면 익숙해지는 어느 지점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내 안에서의 변화의 끝일지도 모르겠다.
내 안에서의 변화가 밖으로 새어 나가서 새로운 역동을 보여주는 것 처럼
밖에서의 변화는 알게모르게 엮여 있던 실로 나를 툭툭 건드리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툭툭 건드리는게 싫어서 무시해보려고 해도
시간이 지나 스멀스멀 올라오는 짜증과 실증은 나를 또 다시 정제되지 않은 감정으로 이끈다.
혼잡하고 순수하지 못한 그 감정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이것은 결국 내 안에서의 변화로 다시 악순환을 반복하게 된다.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변화에는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여 사색에 빠지다 보면
이상적인 결론 하나에 이르게 되는데, 모든 것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내가 포기한 무언가에는 나의 주관이 함께하게 되는데
마치 내가 잠시 지워진 채로 형체만 남는 것처럼.
밋밋하고 헛헛한 분위기만 가득한 무엇인가가 형성이 된다.
입체적이지 않은 평평한 구조물 안에는 물이 고일 수 없다.
방울방울이 맺혀 무거워질 때 아래로 흘러내리 듯이 그 깊이는 포기하게 된다.
떨어지는 물방울이 주는 울림은 내 속을 더 타들어가게 하고
뜨거워진 가슴은 머리를, 팔, 다리, 눈을 뜨겁게 만들어 가만히 있지 못하게 한다.
기다림이라는 가치가 퇴색 되었을 때 나타나는 거무튀튀한 감정들은
말 그대로 너저분해 보일 정도로 탁하게 거무스름할 뿐이다.
그곳에 진심이 담길 수가 있겠는가.
이는 결국 또다른 결론을 맞이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서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겠지
내 안과 밖은 결코 다르지 않다. 모든 인과는 멀게 혹은 가깝게 연결되어 있다.
나는 그 '변화'의 선상에서 올라, 뜨거움과 차가움을 반복하며 담금질을 당하고 있는 듯 하다.
한 방향으로 빠른 속도로 흘러가고 있는 변화는 겉잡을 수 없는 감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단지 그 변화가 갑자기 꺾여, 그리고 내 바램이 맞닿기만을 기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