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고 일어나면
너 생각이 덜 할 줄 알았는데
어김없이 너가 꿈에 나왔어
언제쯤 나오지 않을까 싶어
일어나자마자 헛헛한 마음에 켜본 휴대폰에는
온통 재회를 잘 맞춘다는 사주들 뿐이었어
근데 나도 참 미련하게도
그걸 하나하나 들여다보다가
결국 결제를 해버렸어
생각보다 사람들이 마케팅을 잘 하는건지
생각보다 내가 팔랑귀인건지,
차라리 이 돈으로 너 맛있는 밥을 사주고
이쁜 카페에서 손가락으로 장난치며 떠들고 싶은데
그 생각만 하다가 버스를 타고 다시 올라왔어
널 항상 기다리던 그 하차장에서,
우리가 헤어지기 직전에 꼭 먹으려고 했던
그 만두집을 지나가는게 너무 힘들었어
어떻게든 참고 지나가는데,
우리 사귀기 전에 너가 나한테 반했다던
서울에 그 작은 영화관
우리가 만난 초창기 너희 언니가 지낸다며
인사하라고 했던 그 지하철역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원주를 다녀오는 길에
너가 춥다고 해서 사줬던 지하철역 커피자판기
우리집으로 가는 길목마다 추억이 포진되어 있어서
나는 항상 지뢰밭을 뚫고 가는 기분이야
일주일 후에도, 그 다음주에도 앞으로도
그 길을 지나다녀야하는데
언제쯤 무뎌질까, 걱정이 되면서도
그래도 너와 소중히 쌓았던 추억을
잊고 싶지는 않은거 같아.
만났던 시간이 짧아서 더
세세하게 하나하나 기억에 남아있어
한창 너를 사랑하고 그 마음이 더 커지는 시점에
너를 잃은 충격이 이토록 클 줄 몰랐어
알았어도 이상하지만..
나도 모르게 널 굉장히,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했나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