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다른 하루, 26일

by 연일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고 일어나면

너 생각이 덜 할 줄 알았는데

어김없이 너가 꿈에 나왔어

언제쯤 나오지 않을까 싶어


일어나자마자 헛헛한 마음에 켜본 휴대폰에는

온통 재회를 잘 맞춘다는 사주들 뿐이었어


근데 나도 참 미련하게도

그걸 하나하나 들여다보다가

결국 결제를 해버렸어


생각보다 사람들이 마케팅을 잘 하는건지

생각보다 내가 팔랑귀인건지,

차라리 이 돈으로 너 맛있는 밥을 사주고

이쁜 카페에서 손가락으로 장난치며 떠들고 싶은데


그 생각만 하다가 버스를 타고 다시 올라왔어

널 항상 기다리던 그 하차장에서,

우리가 헤어지기 직전에 꼭 먹으려고 했던

그 만두집을 지나가는게 너무 힘들었어


어떻게든 참고 지나가는데,

우리 사귀기 전에 너가 나한테 반했다던

서울에 그 작은 영화관


우리가 만난 초창기 너희 언니가 지낸다며

인사하라고 했던 그 지하철역


헤어지기 전에 마지막으로 원주를 다녀오는 길에

너가 춥다고 해서 사줬던 지하철역 커피자판기


우리집으로 가는 길목마다 추억이 포진되어 있어서

나는 항상 지뢰밭을 뚫고 가는 기분이야


일주일 후에도, 그 다음주에도 앞으로도

그 길을 지나다녀야하는데

언제쯤 무뎌질까, 걱정이 되면서도

그래도 너와 소중히 쌓았던 추억을

잊고 싶지는 않은거 같아.


만났던 시간이 짧아서 더

세세하게 하나하나 기억에 남아있어

한창 너를 사랑하고 그 마음이 더 커지는 시점에

너를 잃은 충격이 이토록 클 줄 몰랐어


알았어도 이상하지만..


나도 모르게 널 굉장히, 생각보다 더 많이 좋아했나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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