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다른 하루, 35일

by 연일

휴대폰 사진첩에 남겨진 우리 사진을 보면

마음이 아려오지만, 지우는 건 너무 아파서

삭제도 못하고 사진첩도 잘 들어가질 못해


가끔 내가 일하면서

지금 내 모습이야 하며

너에게 찍어 보내줬던 모습들이

문득 생각이 났어


그래서 그때처럼 직장에서 몰래

카메라를 켜고 내 얼굴을 봤는데

이렇게 내가 표정이 없었나 싶어


물론 헤어지고 직후에

슬픔을 너무 마셔 부어있는 모습보다는

얼굴에 생기가 도는 거 같긴 하다


그럼에도 아무 표정도 없고

감정도 없어 보이는 모습이

허무해서 비어있는 웃음을 지어봐


너를 만나기 전에 나는 어떤 모습이었더라


그때의 모습을 찾아보려면

우리의 감정이 남아있는

사진첩을 거슬러 올라가서


너와 내 모습들 사이에

정처 없이 남겨져 있는

감정들을 훑어 지나가야겠지


그래 너를 알고 난 후의 내가 살아가야 하는데

너를 알기 전에 나를 다시 찾아보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잠시 접어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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