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사진첩에 남겨진 우리 사진을 보면
마음이 아려오지만, 지우는 건 너무 아파서
삭제도 못하고 사진첩도 잘 들어가질 못해
가끔 내가 일하면서
지금 내 모습이야 하며
너에게 찍어 보내줬던 모습들이
문득 생각이 났어
그래서 그때처럼 직장에서 몰래
카메라를 켜고 내 얼굴을 봤는데
이렇게 내가 표정이 없었나 싶어
물론 헤어지고 직후에
슬픔을 너무 마셔 부어있는 모습보다는
얼굴에 생기가 도는 거 같긴 하다
그럼에도 아무 표정도 없고
감정도 없어 보이는 모습이
허무해서 비어있는 웃음을 지어봐
너를 만나기 전에 나는 어떤 모습이었더라
그때의 모습을 찾아보려면
우리의 감정이 남아있는
사진첩을 거슬러 올라가서
너와 내 모습들 사이에
정처 없이 남겨져 있는
감정들을 훑어 지나가야겠지
그래 너를 알고 난 후의 내가 살아가야 하는데
너를 알기 전에 나를 다시 찾아보는 게 의미가 있을까
그냥 지금 하고 있는 생각을 잠시 접어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