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는 다른 하루, 42일

by 연일

내가 너의 물건을 전달해주고 나서

우연히 친구를 통해서 그 이후를 듣게 됐어

잃어버린 지갑이 없는 거에 아쉬워했다고


헤어지던 날 단호한 너의 모습이 마지막인 나에게

당연히 별 반응 없을 줄은 예상했지만

내심 고마움이나 그리움을 기대했는데

그냥.. 알 수 없는 아쉬움이라고 해야 할까?

혹은 상처, 공허함, 실망, 무력감 그냥 복합적인 감정이야


근데 그러는 와중에도 그 얘기를 듣고

이미 대청소를 해서 없는 걸 알면서도

집 가서 구석구석 다시 찾아봐야지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혹시라도 분실물 조회가 되는지

경찰청 유실물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우리가 자주 탔던 버스 회사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이리저리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는 꽤 오래 너를 잊지 못하겠구나 싶어

언젠간 자연스럽게 잊을 줄 알았는데

지금에 익숙해지다가도 또다시 불쑥 너가 찾아와


항상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너가

또 너 자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젠 내가 옆에서 잘 챙겨주겠다고 자신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를 잘 챙기지 못했던 거였을까

정말 단순히 우리의 잦은 다툼이 문제였을까

너는 정말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던 걸까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아무리 혼자 물어봐도

그 대답은 들을 수가 없어서

나의 모든 것을 되돌아보게 해


내 모습은 남자들의 흔한 이별 과정인 걸까

그럼 왜 나는 후폭풍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렇게 힘든 거지


차라리 추악하게 못된 모습으로 날 떠나 주지

가장 이쁠 때 옆을 떠나서 더 사무치게 그립도록 만든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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