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의 물건을 전달해주고 나서
우연히 친구를 통해서 그 이후를 듣게 됐어
잃어버린 지갑이 없는 거에 아쉬워했다고
헤어지던 날 단호한 너의 모습이 마지막인 나에게
당연히 별 반응 없을 줄은 예상했지만
내심 고마움이나 그리움을 기대했는데
그냥.. 알 수 없는 아쉬움이라고 해야 할까?
혹은 상처, 공허함, 실망, 무력감 그냥 복합적인 감정이야
근데 그러는 와중에도 그 얘기를 듣고
이미 대청소를 해서 없는 걸 알면서도
집 가서 구석구석 다시 찾아봐야지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혹시라도 분실물 조회가 되는지
경찰청 유실물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우리가 자주 탔던 버스 회사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이리저리 찾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는 꽤 오래 너를 잊지 못하겠구나 싶어
언젠간 자연스럽게 잊을 줄 알았는데
지금에 익숙해지다가도 또다시 불쑥 너가 찾아와
항상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너가
또 너 자신을 탓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이젠 내가 옆에서 잘 챙겨주겠다고 자신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물건이 아니라
우리의 관계를 잘 챙기지 못했던 거였을까
정말 단순히 우리의 잦은 다툼이 문제였을까
너는 정말 우리에게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던 걸까
궁금한 게 너무 많은데 아무리 혼자 물어봐도
그 대답은 들을 수가 없어서
나의 모든 것을 되돌아보게 해
내 모습은 남자들의 흔한 이별 과정인 걸까
그럼 왜 나는 후폭풍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렇게 힘든 거지
차라리 추악하게 못된 모습으로 날 떠나 주지
가장 이쁠 때 옆을 떠나서 더 사무치게 그립도록 만든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