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목표를 향한 로드맵 그리기
나만의 이유와 함께 성공적인 이직을 정의했다면 큰 그림부터 그려보자. 세세한 내용들은 그 후에 채우고.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건 ‘마감 기한’이다. 내가 언제까지는 이직하겠다는 일정. 경험 상 데드라인이 없으면, 우리는 사람인지라 늘어질 때까지 늘어진다. 특히나 일과 이직 준비를 병행한다면 더더욱. 그리고 데드라인은 넉넉하게 말고, 약간 타이트하게 잡아야 흐트러지지 않을 수 있다.
데드라인, 즉 큰 일정이 나왔다면, 그다음엔 일정을 잘게 쪼개서 목표를 잡는다. 언제까지 얼마큼 지원한다는 목표를 잡고, 달성할 목표를 수치화하는 것이다. 분기 별 이직 KPI를 잡는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편할까 싶다. 그리고 목표로 잡은 숫자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으면 좋다.
아래는 내 사례이다. 사실 이걸 정하기까지 수많은 목표들과 세세한 내용들이 있었는데, 다 지우고 핵심만 남겼다. 보시다시피 정말 간단하고, 단순하다.
나는 10월을 목표로 잡았다. 노란색은 하이라이트 구간인데, 9월과 10월 사이로, 표시한 기간 동안에는 반드시 이직한다, 다 제쳐두고 이직 시도만 한다는 구간이다. 나는 10월인 이유가 있었다. 10월이면 근무한 지 2년 반이 되는 때였고, 중고 신입/경력 둘 다로 지원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상반기, 하반기 각 20번 지원을 목표로 잡았다. “경력은 조금씩 넣어야 한다”, “아니다. 경력도 마구 지원해야 한다.” 여러 의견이 있지만, 난 ‘마구 지원파’였다. 경험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나아지기 위해서는 피드백을 해야 하고, 피드백을 하려면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 데이터는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대략적인 감을 잡기 위해서는 경험이 필요했다.
또 하나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조금씩 골라 지원하겠다는 마음을 가지면, 우리는 수없이 거르기 시작한다. 이건 이래서 싫고, 저건 저래서 싫고. 조건이 붙기 시작하면 이직 기간은 늘어나고, 현실의 나는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게 내 생각이자, 확신이었다. 우선 ‘나는 남들과 달라’라는 과잉된 자기 인식을 빼고, ‘그래, 나도 사람이지’에서 시작해야 목표를 이룰 수 있다는 게 내 전제였다.
6월까지 20개는 지원해본다라는 수치화된 목표가 생기면, 그다음부터는 간단해진다. 이 숫자에 맞추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결과가 숫자로만 판가름되니, 감정도 조금씩 빠지기 시작한다. 막연한 불안감, 두려움이 많이 줄어든다. 목표를 수치화하면 좋은 또 다른 이유다.
이제 목표 숫자를 달성하려면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내가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가. 이 시간이면 충분한가? 부족하다면 어떻게 확보해야 하는가? 여기서부터 업무 생산성도 같이 올라간다. 이직 준비 시간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시간을 단축시키기 위해 고민하고, 움직이기 때문이다. 나는 퇴근 시간을 지키려고 업무를 기록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잔업은 과감하게 없애기도 했다. 짬이 쌓여서 쉽게 할 수 있었다. 그래서 1년 반~2년쯤, 소위 짬이 쌓였다고 말할 수 있을 때 이직 준비를 하면 조금 수월하다.
이직 준비는 일하는 것과 똑같다. 그래서 내용을 채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큰 개요와 일정을 짜는 게 먼저다. 개요와 일정을 짜는 건 그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드는 첫 단추다. 언제나 대전제는 '우리는 다 똑같은 사람이다'이기 때문이다. 나를 믿지 말고,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을 믿고 큰 그림을 한 번 그려보자.
출처 <a href="https://kr.freepik.com/free-vector/hand-drawn-art-studio-workplace-illustration_3892830.htm#query=%ED%81%B0%20%EA%B7%B8%EB%A6%BC%20%EA%B7%B8%EB%A6%AC%EA%B8%B0&position=27&from_view=search&track=ais">Freepi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