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깃 분석의 은밀한 기술

제일 먼저 시작되는 사람 분석

by 리지

교육팀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말을 잘 듣는 사람’입니다.

- 교육 대상자는 평균 연령 4050, 대부분 남성,
오랜 근속연수로 노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으나 공유/동기부족

이런 메모 하나가 잘 보고 듣는 것이 강의의 반을 결정짓죠.

이번 글에서는 교육팀이 어떻게 사람을 ‘은밀하게’ 분석하는지 들려드릴게요.


1. 명단에서부터 시작되는 분석

교육 대상자 명단은 말 그대로 보물창고입니다.

대상자의 직무, 연차, 부서, 근속 연수, 성비, 연령대 등으로 분위기를 대략 예측할 수 있죠.
예를 들어, 영업 직무는 고객을 만나기 위해 늘 분주하고, 내부에서조차 경쟁이 꽤 치열한 분위기, 자신의 노하우 공유에 굉장히 보수적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반면, 서비스 직무는 경쟁보다는 고객과 조율하고, 고객이 들고 오는 예측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부문과 협업하는 것을 중요시합니다. 분위기 역시 내부적으로 조금 더 열려 있다고 짐작해 볼 수 있죠. 여기에 아래와 같이 최근 회사 상황까지 더하면 대략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지난달 판매가 저조, 앞으로의 시장 전망이 좋지 않아, 전반적인 분위기가 안 좋음.”
“최근 voc가 많아지면서, 내부 분위기가 좋지 않음, 감성 유형의 voc자주 발생.”

이런 회사 상황으로 인해 분위기가 좋지 못할 때에는 안 그래도 바쁜 월초/말은 피해 교육을 하는 게 좋습니다. 내용 역시 업무와 직접 연관된 실질적인 내용 중심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조직 상황이 좋지 못할 때에는 교육을 대체로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회사 상황 개선, 여기선 예로, 판매 실적이 저조해, 판매에 집중해야 될 시기에 이와 무관한 교육을 한다면, '불청객'이 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럴 땐 교육은 오히려 회사 상황을 개선하는 것(ex. 업무=판매)과 밀접하게 연결시키지 않으면, 대상자의 집중도 역시 떨어지니, 이러한 대상자 명단, 회사의 전반적인 상황을 고려해 교육 내용과 시기를 잡아야 합니다.


2. 데이터 뒤, 진짜 사람 읽기

엑셀에 있는 숫자만 보고는 사람을 알 수 없습니다. 조직이 최근 겪은 사건, 이슈, 업무 환경까지 종합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 시작 전 짧더라도 인사팀 그리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봅니다. 회사와 현장의 목소리를 '둘 다' 들어봐야 하는데요. 회사의 방향, 거시적인 그림과 대상자분들의 실제, 미시적인 것들을 균형 있게 듣고, 종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직접 인터뷰를 하며 얻는 실제 상황과 진짜 문제, 원하는 것 등의 정보들이 교육 전략을 바꿉니다.


여기서 한 가지 팁도 드리자면요. 양질의 정보를 얻고 싶다면, 대면 인터뷰를 꼭 하라는 것입니다. 전화와 대면 인터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의 질 차이는 꽤 큽니다. 전화는 금방 끊고, 업무를 봐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어, 대화 양이 적기도 하고, 대상자의 태도도 수동적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인터뷰는 '인터뷰를 하러 멀리까지 시간 내서 왔는데, 무언가는 말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으셔서인지, 비교적 적극적이시고, 대답의 양과 깊이 또한 남다릅니다. 그래서 저는 데이터에 뒤에 숨겨진 진짜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전화뿐 아니라, 꼭 직접 대면하는 인터뷰를 하시라 추천드립니다.


3. 타깃 분석에 실패하면

① 교육 ≠ 대상자의 난이도 (내용과 난이도를 대상자 맞춤으로 하지 못한 경험)
고난도 고객응대를 하는 분들 대상으로 교육을 한 적 있습니다. 그런데 교육에서 다루는 고객응대 사례가 너무 일반적이고, 난도가 낮았습니다. 실제 발생한 고객불만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비슷한 산업에서 발생한 voc를 각색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나온 고객응대 사례 등 맞춤으로 자료들을 모으고, 내용을 구성했어야 했는데, '고객응대'라는 너무 크고 범용적인 내용을 적용시킨 결과였습니다. 참가자들은 ‘이건 우리한테 너무 쉬운 얘긴데…’라는 반응이었죠.

�해결: 다음 기획 때는 어려웠던 실제 사례를 사전에 모으고, 내부에서 안건으로 올라왔던 고난도 사례를 찾아 그걸 기반으로 강의를 구성했습니다. 실습 시간에도 해당 문제를 해결하는 워크숍을 진행했더니 몰입도가 올라갔습니다.


② 관심사를 착각했을 때 (대상자의 니즈를 뾰족하게 만들지 못한 경험)
“회사 방향성은 다들 궁금해하실 거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인터뷰 때에도 대상자분들이 회사의 큰 방향이 궁금하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교육이 시작되니 좀 달랐습니다. 회사 방향성이 궁금한데, 그중에서도 자기 업무·직무와 직접 연관된 내용이 관심 있던 겁니다. 회사의 어떤 방향성이 궁금하냐고 좀 더 물어봤어야 했는데, 회사의 전반적인 방향이나 계획이 궁금하다는 말만 믿고 덜컥 설계한 탓이었습니다. 전반적인 회사의 비전과 전략을 설명하자 집중도가 떨어졌고, 심지어 어떤 분은 고개를 뒤로 젖히고 조시더라고요.

�해결: 업무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왜 이걸 들어야 하는지’ 연결성을 강조하며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나아가는 방향은 이렇고,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지금 하시는 업무가 이러이러한 업무이신 겁니다. 앞으로는 이런 방향성에 맞춰서 계획을 짜시면 업무가 더 수월하게 되실 겁니다.”라는 연결 지점을 강의 전 먼저 이야기하니 조금 더 몰입하며 들으셨습니다.

+) 사실 근본적인 해결은 연관성이 큰 회사 전략과 계획은 자세히 앞단에서 다루고, 연관성이 적은 전략과 계획은 뒤에서 간략하게 다루는 것입니다. 그래서 교육 대상자와 연관성이 적은 회사의 전략과 계획들은 단순하게 줄여서 말하는 것도 도움이 됐습니다. 회사 전반적인 방향을 설명해야 하기에, 전부 이야기해야 했지만요.


4. 진짜 기회는 ‘대상자와의 대화’에서

아무리 데이터를 모아도, 결국 답은 대상자와의 대화에서 나옵니다.
관심이 없는 이유, 난이도 체감, 교육에 대한 기대치. 이런 건 문서에 없습니다.
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상자분들을 만나기 위해 전국구로 인터뷰 다니는 이유입니다.

“이번 교육 난이도는 어떠셨어요?”
“어떤 점이 가장 도움이 됐나요?”
“혹시 어떤 내용이 들어가면 더 도움이 될 것 같으세요?”


말씀드렸다시피 대상자의 의견만 듣는 게 아니라, 꼭 회사의 입장도 함께 들어야 합니다.
교육이 조직 전략과 방향에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도 봐야, 다음 기획이 살아납니다.


타깃 분석은 단순한 정보 수집이 아니라, 교육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게 하는 핵심 과정입니다.

타깃 분석이 제대로 된다면 대상자분들에 쓸모 있는 경험을 남깁니다.

그래서 교육팀은 타깃 분석을 합니다. 강의실 문이 열리기 훨씬 전부터 아주 은밀하게 말이죠.



✏️ 3분 요약

강의 잘하는 사람은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

기본 데이터(연령, 직무, 조직 상황)만으로도 절반은 예측 가능하지만

진짜 힌트는 직접 만나고 듣는 인터뷰 과정에서 나온다

실패 포인트:

① 난이도가 불일치할 때 → 실제 사례 반영
② 관심사를 착각했을 때 → “왜 들어야 하는지” 업무와 연결

결국 답은 대상자와의 대화에서 나오고, 이는 곧 성과로 이어지는 교육 설계의 첫 단계

� 강의의 성패는 강의실에 들어오기 훨씬 전, 이미 타깃 분석에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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