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가 넘치는 세상이다.
돌고래급 하이톤을 내지르며 힘차게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울음을 멈추지 않는 아기들을 차가운 눈초리로 흘긋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온종일 육아에 시달리다 잠시 공원으로, 카페로, 길거리로 나왔으나 그 잠시마저 아이들을 케어하느라 진땀을 흘리는 부모들이 있다.
때때로 곱지 않은 행인들의 시선을 묵묵히 보아 넘기고, 들릴 듯 말 듯 한 짜증 섞인 비난들을 못 들은 채 하며 사람들의 눈을 피해 조용히 밤 산책을 하는 강아지와 견주들이 있다. 처음부터 인간의 영역이었음이 너무나도 자명한 영역에 감히 동물 따위를 끌고 들어왔다며 비난을 던지는 누군가들이, 분명 있다.
존재의 이유조차 모른 채 이 세상에 내던져진 우리는 모두 힘들게 살아간다. 우리는 각자의 일들로 모두 힘들다. 그러나 모두의 힘듦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자신의 삶과 고통에 연민을 가지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가. 타인의 아픔과 슬픔에 무관심해지기란 또 얼마나 손쉬운 일일까.
기차 칸 안에서 비좁은 좌석의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우는 아기와 아기를 달래 보려고 애쓰는 젊은 부모, 세상 대부분의 권리를 차지하고 있는 어른이 되지 못한, 아직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고 있는 미성숙한 아이들, 그 누구도 허락한 적 없으나 스스로 지구의 주류임을 자처하는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생몰을 쉽게 결정당하는 수많은 동물들. 그들을 향한 혐오와 비난은 무슨 이유로 당연할까.
모두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는 누군가의 고통과 힘듦을 끝까지 듣고, 이해하고, 연대할 수 있는 사랑이 필요하다. 그 사랑은 다소 번거롭고 달갑지 않더라도 우리 앞에 놓인 모든 존재들을 똑바로 직시하고 그 모든 미성숙과 불완전함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길러지는 무엇이다. 우리 또한 우리를 앞선 수많은 사람들의 양보와 이해, 관용으로부터 자라난 존재들이므로.
그러므로 우리는 사랑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