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테마: 크리스마스 Christmas
나 홀로 집에 Ⅰ< Home Alone Ⅰ. 1990 >
침대에서 뛰면서 팝콘 먹기, 선반을 부셔가며 물건 뒤지기, 형의 비상금으로 슈퍼에서 물건 사기, 계단에서 썰매 타기, 보지 말라고 한 비디오 보기, 아이스크림과 마시멜로 잔뜩 먹기, 그리고 어른인 척 아빠 스킨 써보기.
<나 홀로 집에 Ⅰ>에서 케빈이 집에 혼자 있게 된 후 벌인 일들이다.
크리스마스면 우리를 찾아오던 어린 친구, 케빈.
<나 홀로 집에 Home Alone>는 1990년에 개봉한 이후 누적 시청자 500백만을 넘긴 영화다. 한때는 크리스마스에 틀면 텔레비전에서 무조건 나오는 영화로 여겨지기도 했다. ‘올해도 케빈과 함께’라는 말이 ‘크리스마스에 외출 약속 없다.’는 말과 동의어로 쓰였을 정도로 말이다. 지겹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크리스마스 특선 영화에 ‘나 홀로 집에’가 없으면 서운해진다.
<나 홀로 집에 Home AloneⅠ>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어린아이였고 케빈이 무척이나 부러웠었다.
왜였을까.
집에 혼자 남게 된 케빈이 벌이는 일들은 아이들의 ‘위시리스트’를 잘 보여준다. 특히 형제가 있는 아이라면, 더 잘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무엇을 해도 부모님의 잔소리를 듣지 않고, 형이나 동생의 방해도 받지 않는 하루라니. 미하엘 엔덴의 『마법의 설탕 두 조각(렝켄의 비밀)』 의 주인공 렝켄도 바라 마지않던 하루를, 케빈은 가지게 된 셈이다.
하지만 보편적인 것이 모두에게 통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릴 때의 내가 그랬다. 나뿐만이 아니라, 1990년대 많은 아이들은 목에 열쇠를 걸고 다녔다. 반 친구들의 삼분의 이 정도는 부모님이 맞벌이를 했다. ‘나 홀로 집에’ 있는 건, 그런 아이들에게는 흔한 일이었다. 가끔 부모님이 늦게 들어오시는 친구 집에 놀러 가, 과자를 펼쳐놓고 먹으며 놀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러니깐, <나 홀로 집에 Home AloneⅠ>의 케빈이 부러웠던 건 다른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닐까.
가끔씩 크리스마스가 되면 그런 궁금증이 솟아올랐다가, 사그라지곤 했었다. 답을 알 것도 같은데, 콕 집어낼 수가 없는 상태가 몇 년이고 이어졌다.
또 한 번의 크리스마스가 오고, 케빈이 나를 찾아왔을 때.
케빈의 엄마가 문을 열고 들어와 케빈을 안아주던 순간, 나는 중얼거렸다.
부럽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부러웠던 건, 케빈의 자유가 아니었다. 어떠한 말썽을 부려도, 케빈이 선반을 몽땅 무너뜨려도, 집안 곳곳을 엉망으로 만들어도, 그래서 혼이 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케빈의 가족은 케빈을 사랑할 거라는 사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그 믿음이, 나는 부러웠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