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테마 : 밸런타인데이 Valentine Day
어 롱 웨이 다운 ( A Long Way Down, 2014 )
밸런타인데이까지 앞으로 90일.
옥상에서 만난 네 사람은 약속을 한다.
그 90일간은 어느 누구도 절대, 먼저 자살하지 않기로.
이 기묘한 약속의 기한이 ‘밸런타인데이’인 이유는 간단하다. 새해 첫날 이후, 가장 자살률이 높다는 통계 때문이다.
연인들의 사랑 고백이 가장 많이 오고 가는 날.
가장 많은 사람이 생을 포기한다는 그 말이 가슴을 파고든다.
어 롱 웨이 다운 A Long Way Down의 등장인물들의 사연은 각각 다르다. 그러나 공통점은 분명 있다. 그들은 고독하다.
혼자이기 때문에 고독한 것이 아니다. 마틴과 모린, 제스, JJ. 네 명의 인물 중 물리적으로 혼자인 사람은 사실상 없다. 마틴은 아무리 스캔들에 휩싸였어도 유명인이며, 모린은 모린이 있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아들이 있다. 제스는 밖에서 보기에는 가장 혜택 받은 가정환경을 지니고 있는데, 정치가의 딸로 경제적으로도 부유하다. JJ도 겉보기엔 멀쩡하게 동료들과 이야기하고, 웃고, 여자도 사귄다.
그러나 그들은 고독하다. 도움을 받지 못해서.
마틴도 모린도 제스도, JJ도 각자의 이유로 자신과의 싸움을 벌여야 했다. 도와주는 사람은 없다. 어째서 힘든지, 왜 죽고 싶은지 스스로도 알 수 없는데 누구에게 도와달라고 말할 수 있을까. 네 명의 주인공이 고독을 벗어나는 단계는, 그렇기에 상징적이다. 가장 늦게 고독에서 벗어나는 JJ는 가장 늦게 도움을 받는 인물이다. JJ는 초반, 죽고 싶은 이유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 그의 고독의 이유는 정말로 지극히 개인적인 우울이었기. 다른 세 명의 사람들과 달리 JJ는 표면적으로 내세울 불행조차 없었다. JJ는 자신의 우울을 설득하는 대신, 암에 걸렸다는 거짓말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마틴이 JJ의 고독을 이해해 준 것만으로, JJ는 도움을 받는다. 마틴이 외친 한마디.
“그래. 너는 살고 싶지 않은 것뿐이지. 그래서 죽고 싶은 거야. 이해했어.”
그 한마디로 JJ는, 삶을 이어가기를 선택한다.
사랑만이 가득할 것 같은 밸런타인 데이날, 누군가는 옥상에서 삶을 고민한다. 같은 세상에서, 너무나 다른 풍경이 한 날, 한 시간, 한 공간에 존재한다. 그 메울 수 없는 간극은 저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저주를 풀 주문은 어쩌면 아주 간단할 수도 있음을.
앞으로 또 한 번의 밸런타인데이가 올 때까지.
굉장히 멀고 먼 날일지도 모르지만, 그 주문은 분명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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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근포근한 에세이 보시고 가세요(소곤)
이렇게 날씨 안 좋은 날에는 침대에서 뒹굴뒹굴 예쁜 책 보는 게 최고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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