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모드입니다만 : 빌리 진 킹

3월의 테마 : 세계 여성의 날

by 유진



빌리 진 킹 : 세기의 대결 (Battle of the Sexe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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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대회의 우승 상금은 12,000 달러. 여자대회의 우승 상금은 1,500 달러.

두 대회의 결승전 티켓 판매율은 거의 동일.

그러나 우승 상금은 무려 8배가 차이 났으며, 주최 측은 이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빌리 진을 대표로 한 여자 테니스 선수들은 ‘여성 테니스 협회’를 따로 설립하기로 결의한다. ‘US 테니스 협회’와 척을 진다는 각오를 한 것이다.

최초의 ‘여성 테니스 협회’의 선수들의 계약금은 1달러.

그들에게 우승 상금의 격차는,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너희들은 돈도 못 벌 것이며, 그랜드 슬램에도 나가지 못할 거라는 ‘US 테니스 협회’의 협박과는 달리 ‘여성 테니스 협회’는 꿋꿋이 대회를 준비해 나간다. 지원금을 따내고, 투어를 다니며, 발품을 팔아 홍보를 이어간다. 이러한 활동의 한 축에는 빌리 진 킹이 있었다. 티켓 파워를 가진 스타플레이어의 존재는 슈퍼 하드 실행 불가능 모드를 하드 모드 정도로 바꾸어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화제의 중심에 선 플레이어, 빌리 진 킹.

화제성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그것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 나타나게 마련이다.

바비 릭스는 제안한다. 자신과 남녀 대결 구도의 시합을 해 보지 않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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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기사를 읽었다. 세계적인 배구선수, 김연경 선수가 국내 프로배구의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 제도를 비판했다는 내용이었다. 여자 샐러리캡은 14억, 2년간 동결. 남자 샐러리캡은 25억 원, 1년에 1억 원씩 인상된다는 것이 새로 정해진 프로배구의 샐러리캡이었다. 여기에 여자 선수에게만 한 가지 조항이 더 추가되었다. 1인 연봉 최고액이 샐러리캡 총액의 25%를 초과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 샐러리캡 제도의 문제는, 상한선 자체를 제한한다는 데에 있다. 샐러리캡은 반드시 한 팀에 14억을 투입하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실적이 부진하다면 연봉 협상은 자유다. 구단주 역시 투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 상한선의 격차는, 애당초 투입되는 자본의 한계를 지어 버린다.

정말 저것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결정이었을까.

저 제도를 도입한 사람들은 무엇을, 얼마나 고민했을까.

그 기사를 보며 의아함을 느꼈던 기억. 그 의아함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되살아나 둥둥 떠다녔다.

대결은 끝났다. 그리고 어쩌면,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그 상대는 결국, 바비의 너머에 있는 체제이었을 테니깐.

그래도 일승.

하드 모드 게임이라도 언젠가는 깨지게 되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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