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시간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5월의 테마 : 세계 가정의 날

by 유진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Like Father, Like Son, 2013)






* 가능한 스포를 피해 작성하고 있으나 민감하신 분은 스크롤을 내리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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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실수로 아이가 뒤바뀌었다. 6년간 그 사실을 모른 채 케이타를 자신의 아들로 길러온 료타.

역시나 료타의 아들, 류세이를 자신의 아들인 줄 알고 기르고 있던 유다이.

주변 사람들은 모두 말한다. 하루라도 빨리 아이들을 교환하라고. 결국 혈육을 이기는 건 없다고. 그것이 ‘모든 것을 제자리로 되돌리는 방법’이라고. 료타 역시 은연중 그것을 최선이라 여긴다.

그러나 ‘아빠’인 료타에게 향했던 케이타의 무조건적인 애정을 확인한 순간.

묻어 놓았던 어릴 적 자신의 모습을 류세이에게 투영해 마주하게 된 순간.
그 순간 료타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의 원작 소설은 이 구절로 끝난다.
‘이제는 누가 누구의 자식이고, 누가 누구의 부모인지 분간하기 힘들었다.’


종종 생각한다. 가족이란 것은 무엇일까.

‘애착기’라는 것이 있다. 출산 후 만 5세 이전에 주 양육자와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었느냐가 아이의 자아존중감과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론이다. 굳이 이론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어린 시절 양육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게 된다. 인간의 아기란, 태어나서도 한동안 무엇도 하지 못하는 존재니깐. 평균적으로 다른 동물들보다 수명이 긴 것을 감안한다 해도, 인간의 아기는 꽤 오랜 시간 무방비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 그러니 자신을 보호해주는 절대적인 존재의 태도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양육자는 어떨까. 양육자도 이 ‘애착기’라는 것을 거치게 되는 것일까. 아이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양육자와, 그렇지 못한 양육자는 아이에 대해 다른 감정을 느낄까.
사실 이 문제에 답은 없다. 함께 보낸 시간과 양과 질이 꼭 비례하지는 않으니깐. 적은 시간을 함께 보내더라도 밀도 높은 관계를 형성할 수도 있고, 어린 시절을 함께하지 못했더라도 차근차근 시간을 들여 메워나갈 수 있다.
확실한 건, 단 하나다. 노력해야 한다는 것. 함께 만들어가는 시간과, 농도를 쌓아가기 위해.
료타의 진정한 애착기 형성은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케이타를 향해서도, 류세이를 향해서도. 노력 없이도 혈육이라면 무조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여겼던 료타와. 시간과 애정에 대해 깨달은 후의 료타. 그 차이는 분명 있을 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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