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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Dec 18. 2019

겨울,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인 밤

안전가옥 파트너 데이를 다녀와서


사진은 모두 안전가옥의 공식 스케치이다. 참가자 모두에게 메일로 보내주었다.


앤솔로지로 참여했던 안전가옥에서 메일이 왔다. [파트너 데이에 초대합니다.]라는 메일. 2019년, 안전가옥과 인연을 맺은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라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들이 오신다는데 안 갈 이유가 없었다. 바로 참가 신청을 눌렀다.

12월 7일 토요일 저녁, 안전가옥으로 향했다. 성수동 한쪽에 자리 잡은 우직한 건물.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멋지게 케이터링 된 음식이었다. 저녁을 먹어야 하는 시간이니 어쩔 수 없었다. 내 배는 정직하니깐.

작가님들과 어색한 인사를 마치고, 명함을 교환했다. 


잘 먹어야 이야기도 잘 듣는 법입니다


파트너 데이는 크게 두 파트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파트는 2019년, 안전가옥의 활동 발표. 그리고 앞으로 진행될 일들에 대한 프리뷰였다. 이야기를 듣다가, 가치관을 공유한다는 게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스토리 피디와 작가, 그리고 운영 멤버들이 같은 방향을 바라볼 수 있게 맵을 쫙 펼쳐놔 주는 기분이랄까. 



두 번째 파트는 스토리의 다양한 변주와, 해외 시장에서 한국 문학의 위치에 대한 강의였다. 개인적으로 해외에 판권을 판매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다. 스토리 한 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글은 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글을 책으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라는 걸, 점점 느껴가고 있다.


참가자들이 선택한 책 속 한 줄이 모여있는 자리


행사의 마무리는 류연웅 작가님의 '안전가옥 소개서.' 스탠딩 코미디를 보는 듯 유쾌한 마무리였다.

작가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은 그 자체로 기대되는 일이다. 그러나 안전가옥의 '파트너 데이'가 더 인상 깊었던 건, 그곳에 책을 만드는 모두가 있어서였다.  나중에 또 개최된다면 디자이너 분이나 일러스트 분이 왜 이 책에는 이 디자인, 일러스트를 택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듣고 싶다.

안전가옥은 내년쯤에 성수동을 떠나 새로운 곳에 자리 잡는다고 한다. 갈대 가득한 이 공간이 참 그리워지겠구나. 하지만 새롭게 출발할 안전가옥의 행보를 생각하면, 아쉬움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파트너 데이는 그 기대를 확인하게 해 준 행사였다. 함께 좋은 콘텐츠를 만들자고 말해주는 곳이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다.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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