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지킨다: 작은 아씨들(2019)

4월의 테마 :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

by 유진



* 가능한 스포를 피해 작성하고 있으나, 민감하신 분은 스크롤을 내리지 말아주세요.



작은 아씨들(Little Women,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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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8년, 신나는 네 자매의 이야기로 큰 사랑을 받은 루이자 메이 올컷의 [작은 아씨들]이 발표되었다. 미국의 남북 전쟁이 한창이던 때를 배경으로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진 네 자매의 성장기를 그린 소설.

나 역시 이 소설을 읽고 자랐다. 네 자매가 연극을 하던 장면이나, 에이미가 학교에서 라임 절임 때문에 발 구르던 장면, 베스가 성홍열을 앓던 장면 등등 작은 아씨들의 ‘유년 시절’은 내 기억에 깊이 새겨졌다.

그런데 웬걸. 다 커서 보니 어릴 적에 내가 푹 빠져 읽었던 [작은 아씨들]은 자매들의 유년 시절로 끝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그들의 성장이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청소년용으로 나왔던 버전에서 그 부분을 뚝 떼어내었던 탓에 몰랐던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작은 아씨들]의 결말을 ‘베스의 성홍열이 낫고 아버지가 전쟁터에서 돌아온다. 해피엔딩, 이 정도로 기억하게 되어버린 것이다. 그 뒤에 이어지는 자매들의 치열한 삶의 이야기는 싹 도려내어진 채 말이다.

그렇기에 그레타 거윅의 2020년 판 [작은 아씨들] 영화는 무척 반가웠다. 그레타 거윅은 도려내어졌던 자매들의 성장기를 복원시켰다. 그것도 감독의 색을 듬뿍 입혀서. 그 부분은 개인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지만. 나는 단연 ‘호’였다.

수없이 좋았던 2020년 [작은 아씨들] 영화의 부분 중의 하나.

‘이야기를 쓰는, 자신의 이야기를 지키는 작가’ 로서의 조의 모습.

기존의 영화와 달리, 그레타 거윅의 영화 속 ‘조’는 작가로서, 그리고 활동하는 경제인으로서의 아이데덴티티를 뚜렷하게 드러낸다. 그 부분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부분이 조가 [작은 아씨들]을 출판하러 갔을 때의 모습이다. 매절 계약이 드물지 않았던 그 때에(하물며 지금도 은연중 매절을 강요하는 출판사가 존재한다), 신인이자 여성인 조는 모든 면에서 경제 계약의 ‘을’의 입장이다. 그러나 조는 자신이 진정으로 쓴 [작은 아씨들]에 대한 출판권을 사수한다.

그것이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임은, 비슷한 ‘을’의 입장에 처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상상할 수 있으리라.

조의 이러한 모습은 실제 [작은 아씨들]의 작가인 루이자 메이 올컷의 일화를 그대로 담아낸 것이기도 하다. 루이자 메이 올컷은 자기 글의 출판권을 지키기 위해 법정 투쟁도 불사했던 사람이었다.

그와 같은 투쟁은 21세기에도 일어나고 있다. 이상문학상 수상집 관련으로 논쟁이 일어났으며, 백희나 작가님의 [구름빵]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1868년에서 거의 150년이 흘렀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권력이 있다. 그 권력에 맞서는, 펜을 쥔 이들이 있다. 그들은 성장해 나간다. 앞서 걸어난 사람들의 뒤를 따라.

문제를 제기하고 자신의 권리를 포기하지 않는 작가들. 그들 모두가 루이자 메이 올컷이며 조이다.







신간 소설을 출판했습니다.

엘리트 사립학교. 한 장의 메모. 판도라의 상자는 그 메모에서부터 열리기 시작했다-.


표지에서부터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나요. 많은 사랑으로 태어난 아이랍니다.

책 구입은 작가의 활동을 응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제가 계속 창작 활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세요. 저도 더 좋은 글을 쓸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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