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편지 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진 May 26. 2024

0520-0526 편지 주기(週記)

지난주의 나에게.


여행을 가기 전에 하던 일을 마무리하겠단 의지를 불태운 건 좋았지만 수면 시간을 네다섯 시간으로 줄인 건 어땠나 싶습니다. 그러고도 다 끝내지 못한 게 더 문제였지만요.


여행을 간다고 했을 때 업무 관련해서 상반된 반응을 받았습니다. 하나는 혹시 급한 일이 있을지도 모르니 언제든 연락받을 수 있게 대기하라는 반응, 또 하나는 푹 쉬고 오라는 반응.


사회생활을 처음 시작했을 때에는 첫 번째 반응을 접했을 때, 정말로 여행 중에 급한 연락이 올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시달렸습니다. 실제로 여행 중에 계속 연락을 해 와 사소한 일을 시키는 사람도 있었지요. 지금 와 생각하니 사소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게 된 것이지, 그때는 그런 판단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의 경중을 따지는 것도 경험치가 쌓여야 가능한 일이이깐요. 그 때문에 한 달간의 유럽여행 동안 저녁에 호텔에서 쉬지 못하고 일을 했습니다.  


가끔 궁금합니다. 다른 사람이 쉬는 것을 용납하지 못하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여행을 가겠다는 사람에게 기꺼이 쉬고 오란 말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 심리를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젠 그런 말에 휘둘리지는 않을 정도의 경험치는 쌓였습니다. 그 사실을 확인하세 된 것만으로도 이번 여행은 나름 의미가 있을지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