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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윤이 May 15. 2024

나의 1호 유튜버, 찰스엔터에게 보내는 러브레터

<유튜브 채널> 찰스엔터


(블로그에도 올렸던 글이지만 ‘좋은 걸 좋다고 말하기’ 프로젝트의 첫 글로는 최근 가장 호들갑 떨며 좋아했던 것으로 쓰고 싶어 다시금 이야기해보자 한다.)


미디어에 등장하는 누군가를 막 너무너무 좋아하고 덕질하는 걸 절대 못하는 머글 태생인 내가 무려 2년 가까이 팔로잉하며 좋아하는 유튜버가 생겼다. 평소 유튜브도 절대 구독 안 하고 그냥 철저히 알고리즘과 검색을 통해서만 채널을 보는.. 유튜브에서도 낯가리는 인간인 내가 내 손으로 구독 좋아요 알림 설정을 누르게 된 첫 번째 유튜버.. 바로 찰스엔터다.


찰스엔터를 알게 된 건 찰스님이 올린 환승연애2 리액션 영상을 통해서였다. 때는 2022년 여름. 인생에서 가장 무겁고 엄중한 과제 앞에서 기도밖에는 할 수밖에 없던 시간을 감내하고 있을 때 정말 큰 위로를 받은 건 아이러니하게도 환승연애2라는 연애리얼리티프로그램이었다.. 나도 참말로.. 아마 전국의 초3 학부모들 중에 연프 좋아하는 걸로 치면 내가 1등일 수도 있다.

새로운 화가 공개되는 금요일 오후만 기다리며 열심히 챙겨봤는데 주변에 아무도 같이 봐주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끝나고 나면 어쩐지 외롭고 헛헛하고 누구라도 붙들고 이야기하고 싶었고. 그 마음을 달래고자 유튜브에 환승연애2를 검색해 보다가 환승연애 리액션을 하는 찰스엔터를 알게 되었다.

그녀의 마음 = 내 마음이었던 데다, 리액션이 너무 솔직하고 웃기고 귀여워서 환승연애만큼이나 찰스엔터를 좋아하게 된 것이다.


그 후 나는 찰스의 지난 리액션 영상과 브이로그는 물론 심지어 라이브도 챙겨보고 함께 ‘연습생’이라는 구독자 애칭도 만들고 스스로를 연습생이라 명명하기 시작하며 찰스엔터의 찐팬이 되고야 말았다. 세상에나 만상에나.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심지어 작년에 하트시그널4 나왔을 때는 진짜 너무너무 재미없어서 보기 싫었는데 찰스 리뷰 보기 위해서 꾸역꾸역 같이 봤고 끝나는 날 찰스와 함께 만세를 불렀다. 솔직히 어느 날은 찰스 리뷰만 본 날도 있었..

​그렇게 찰스의 무해하고 진솔하고 유쾌하고 무엇보다 귀여운 매력에 빠져있던 어느 날, 찰스가 서촌 브이로그를 올렸는데, 사랑하는 동네 서촌을 사랑하는 찰스의 채널에서 보고 있자니 갑자기 너무 행복해졌다. 순간 찰스에게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이 솟아났다.  

생과 사의 길 위에서 생명력을 잃지 않으려 사력을 다하던 시간을 무사히 건너와 모든 게 평온하고 괜찮은 하루하루 속에서도 아직은 때때로 여전히 불안하고 무서운 순간이 있는데 그럴 때 아무 생각 없이 나를 웃게 해주는 랜선 친구가 있다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래서 인생 최초로 모르는 사람에게 대뜸 디엠을 보냈다.


찬미님 안녕하세요 :) 찰스엔터 연습생이 된 지 일 년이 다 되어가는 아줌마 연습생이에요. 사랑하는 동네 서촌 브이로그를 보다가 갑자기 찰스님한테 마음을 전해보고 싶어 메시지를 보내요. 서른 중반의 초등학생 자녀를 둔 아줌마가 어떻게 찰스엔터의 연습생이 됐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ㅎㅎ 작년 이맘때쯤 몸이 많이 아파서 힘든 치료를 시작하게 됐었어요. 그때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소소한 위로가 됐던 게 딸아이와의 영상통화 그리고 환승연애였거든요 ㅋㅋㅋㅋ 그렇게 환승연애2를 열심히 보다 보니 찰스님을 알게 되었고 그 이후엔 찰스님의 다정하고 유쾌하고 진솔하고 귀여운 모습에 빠져 저의 최애 유튜버가 되었답니다! 지금은 보다 건강해진 모습으로 집안과 아이를 돌보며 아주아주 평범하고 그래서 감사한 일상을 보내고 있어요. 인생에서는 반드시 버텨야만 하는 시간이 예고도 없이 찾아오는 거 같아요. 너무나 외롭고 막막하고 캄캄한 시간이었지만 돌이켜보면 절대 혼자 있지는 않았더라고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 그리고 전혀 모르는 사이지만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통해 저를 웃게 해 준 찬미님이 있던 것처럼요! 너무너무 고마워요 찬미님. 누군가에게 삶의 활력소가 돼준 찬미님의 삶에도 곳곳에 아름다운 활력소가 넘쳐나길, 제가 멀리서 기도할게요! 마침 금요일이에요. 하트시그널 재밌게 보아요 우리 ㅋㅋㅋ 언젠가 서촌에서 찰스님을 마주칠 날을 고대하며! 시원한 하루 보내요. -일산에서 아줌마 연습생 드림


진심을 담뿍 담은 디엠을 가장 팬레터를 보내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기대하지 않았던 답장까지 받았다.

다정한 우리 보스..! 답장도 얼마나 정성스럽고 예의바르고 예쁘게 보내줬는지 모른다. 만천하에 공개하고 싶지만 나 혼자만 소중하게 간직하기로.

내가 찰스를 좋아하는 이유를 꼽자면 여러가지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녀가 귀엽기 때문이다. 사람을 볼 때 꽤나 까다로운 기준을 내세우는 내 눈에 귀여워 보이는 건 영유아와 동물뿐인데.. 다 큰 어른 사람이 귀여워 보이면 그건 사실 이유가 없다. 그러니까 찰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브런치북의 제목처럼 ‘좋아해, 이유는 없어.’

사실 닿을 수 없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을, 그들을 위해서 시간이든 돈이든 마음이든 무언가를 내어주는 것을 손해라고 생각했었다. ‘걔들이 니 밥 먹여주냐?'하는 우리 아빠 말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할 정도로 나는 덕질을 이해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덕질을 할 만큼 순수한 인간은 못 되지만. 그래도 이제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힘이 얼마나 귀한지 얼마나 강한지 알게 됐다. 피를 나누고 음식을 나누고 곁에서 살 부대끼며 지내는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뿐만 아니라 닿을 수 없어도 나를 충만하게 만들어주는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찰스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찰스가 팬미팅 안 해주면 생일카페 이런 거라도 가보고 싶은 심정을 고백하며 ​이상 주접 끝!

좋은 걸 좋다고 말하기 프로젝트 첫 글을 찰스엔터로 할 수 있어서 기쁘다.



p.s. 찰스엔터 구독자 1000명 돌파했을 때 함께 기뻐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벌써 24.6만 구독자가 생긴 중견기업 찰스엔터! 내가 키운 것도 아닌데 너무 기특해. 앞으로도 대기업이 될 때까지 승승장구합시다 대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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