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행복의 기준
지난 글에서는 가치관의 분류에 대해서 알아봤다. 아홉 개의 가치들 중 내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선택해 보자면 자율성 추구, 보편주의, 박애주의 등 자기 초월적 것들이 있고, 보수성과 변화개방성은 상충되지만 동시에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다.
그런데, 2016년 TCI(기질 및 성격검사), U&I 성격검사 결과에 따르면 나는 차기초월성, 타인수용, 이상적 성향은 매우 높았고 자극추구 성향도 규준집단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반면, 자율성의 하위 척도인 목적의식과 인내력 부분은 다소 낮게 나왔었다. 즉 내가 생각하는 나의 가치관과 성향은 검사결과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평소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중용인데, 중용은 절제라는 덕목 중 신중성과 연관이 있다. 신중성의 근본적 속성은 극단적인 것들 가운데서 '중용'을 찾는 것이다.
중용이라는 말을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중립을 지킨다는 것 같지만 실질적인 내용은 적절함이다.
실제『중용』의 구절을 살펴보자.
仲尼曰: 중니께서 말씀하셨다:
君子中庸, 小人反中庸。군자는 중용에 합하고, 소인은 중용에 반한다.
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군자의 중용이란, 군자다웁게 때에 들어맞게끔 함이며,
小人之中庸也, 小人而無忌憚也。소인의 중용이란, 소인다웁게 거리끼는 바가 없음이다.
(출처 : 나무위키)
도올 김용옥 선생의 '중용'강의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치우치지 않는 것을 중이라 하고 바뀌지 않는 것을 용이라고 한다. 다양한 양단들이 치고 들어올 때 항상 신출귀몰하게 그것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 중용은 개념적 지식이 아니라 상황적, 심미적, 실천적 판단입니다. 중용은 작은 것 하나라도 귀하게 여기는데서 출발합니다.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그 상황에서 자득해 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군자다라는 것이 중용의 군자론의 핵심입니다. 어쨌든 그런 식으로 남이 구라 친 것을 거저 얻어들은 지식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결국 내 것이 되는 지식은 내가 물어서 얻어야 하는 것입니다. 매스컴, 텔레비전의 한계가 바로 그 수동성입니다"
영화 역린에도 소개된 『중용』23장에는 이런 표현이 있다.
其次致曲。曲能有誠。기차치곡 곡능유성
誠則形。形則著。성즉형 형즉저
著則明。明則動。動則變。變則化。저즉명 명즉동 동즉변 변즉화
唯天下至誠爲能化。유천하지성위능화
문장 그대로 직역하면 다음과 같다.
그 다음(其次)은 구석(曲)에 이름(致)이다 구석(曲)에도 능(能)히 성실함(誠)이 있다(有)
성실하(誠)면(則) 형태가 있고(形) 형태가 있(形)으면(則) 드러난다(著)
드러나면(著則) 밝다(明) 밝으면(明則) 움직인다(動) 움직이면(動則) 변한다(變) 변하면(變則) 화(化)한다
오직(唯) 천하(天下)의 지극한 정성(至誠)이 능(能)히 화(化)하게 한다(爲)
물론, 내가 저런 중용을 잘 지키고 있느냐 하면...그건 아니다, 반성하게 된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