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백조의 기억, 잊혀진 몸짓을 깨우다

치매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by 차준택 Spirit Care

https://www.youtube.com/watch?v=yjbYwE5CPGo

출처 : OBS 뉴스

사람은 모든 것을 잊어도, 마음이 기억하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한 편의 유튜브 영상이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흘러나오는 ‘백조의 호수’ 음악에 맞춰 천천히 손을 들어 올리는 한 할머니. 그 손끝에 담긴 섬세한 감정과 우아한 움직임은 단순한 반응이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무대 위에서 수없이 춤을 추던 발레리나, 마르타 곤잘레스 살다냐. 알츠하이머로 대부분의 기억을 잃었지만, 음악은 그녀 안에 깊이 잠들어 있던 '자아'를 다시 깨웠습니다.


우리는 치매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는가?


우리는 왜 치매를 '끝'이라고 생각하는가

치매는 곧 무기력, 상실, 혼돈, 그리고 종말로 연결되는 단어처럼 여겨졌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치매 진단을 ‘인생의 퇴장’으로 받아들입니다. 심지어 환자 본인보다 주변 가족이 먼저 절망하고 포기하곤 하지요. 하지만 마르타의 춤은 그 시선을 뒤흔듭니다. 기억이 흐릿해져도, 몸은 기억하고 마음은 반응합니다. 그녀는 여전히 무대 위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춤은 그녀의 언어였고, 음악은 그녀의 열쇠였습니다.


존재의 핵심은 ‘기억’만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자아’를 ‘이름, 나이, 과거의 경험’처럼 의식적인 기억으로만 정의합니다. 하지만 자아는 때로는 몸의 감각, 음악의 리듬, 눈빛의 교감 속에서도 살아있습니다. 치매 환자라고 해서 모든 것을 잃은 존재는 아닙니다. 그들은 여전히 누군가의 부모이고, 연인이며, 한 시대를 살아낸 인간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잊어버린 것을 되찾게 해 주려는 노력’이 아니라, 그들이 아직 간직하고 있는 것을 함께 느끼고 존중하는 것입니다.


바꿔야 할 시선, 필요한 존중

마르타의 춤은 단지 감동적인 이야기가 아닙니다. 그건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 그 자체입니다.


- 치매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소통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 환자는 돌봄의 대상이기 이전에 여전히 ‘존재’입니다.

- 우리 사회는 질병 너머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법을 다시 배워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마르타는 말 대신 몸짓으로 외쳤습니다. “나는 여전히 나다.” 그 메시지를 듣는 사람은 더 이상 치매를 두려움과 슬픔으로만 보지 않을 것입니다. 기억은 흐려질 수 있어도, 존엄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존엄을 지켜주는 것은 바로 우리 모두의 시선입니다. 끝.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힘들 땐 어떻게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