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하지 않는 영혼 / 윌리엄 헨리
한 때 "아빠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라는 동요가 유행이었다. 아빠를 응원하려는 의도의 가사임에도 힘든 아빠를 더욱 혹사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와 경제활동을 아빠만 하는 것으로 오해를 산다는 성차별 논란도 있었다.
아무튼, 우리는 힘든 사람에게 힘내라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런데 그 힘듦이 극한의 힘듦이라면 어떨까? 이 경우라면 왠지 "힘내"라는 응원이 당사자에게 별로 '힘'이 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힘내'라는 말에는 '힘들지?'라는 위로의 의미도 담겨있을 텐데, 그래도 이왕이면 '힘내'라는 말보다는 '힘들지?'라는 위로와 공감의 말을 먼저 해 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Invictus"는 라틴어로 "정복되지 않은", "무적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윌리엄 헨리(William Ernest Henley, 1849–1903)는 영국의 시인이자 문학 평론가, 그리고 철학자였다. Henley는 어린 시절 결핵에 걸려 한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러한 육체적 고통 속에서도 그는 불굴의 정신을 유지하며 생을 살아갔고, 그 경험은 그의 시에 깊은 영향을 미쳤다. 그의 대표작인 시 "Invictus"는 고난 속에서도 결코 굴복하지 않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시는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가 그의 감옥 생활 동안 가장 좋아했던 시 중 하나로 유명하다. 만델라는 27년간의 감옥 생활 중에도 이 시를 읽으며 자신의 내면의 강인함을 유지했다고 전해진다. 만델라는 감옥에서 출소한 후 아파르트헤이트를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1994년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첫 민주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한 자발적인 고통이나 성공의 과정으로서의 고통도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크게 동의하지 않지만...) 하지만 일반적으로 고통을 좋아할 사람은 없다. 더구나 그것이 자신이 원하지 않거나 외부에 의한 부당한 고통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처럼 자신의 의지나 성취의 과정으로서의 고통이 아니면서 극한의 고통을 겪게 되는 경우 '힘내세요'라는 말 한마디보다는 아래 윌리엄 헨리의 시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든다.
굴하지 않는 영혼 / 윌리엄 어니스트 헨리
나를 감싸고 있는 밤은 구덩이 속같이 어둡다
하지만 나는 정복되지 않는 영혼을 주신 신께 감사한다
가혹한 현실의 손아귀에서도 나는 움츠러들거나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
운명의 몽둥이가 날 내려쳐
머리가 피투성이가 되어도 굽히지 않는다
분노와 비탄 너머에
거대한 어둠의 공포만이 있고
절박한 세월이 흘러가더라도
나는 두려움에 떨지 않는다
지나가야 할 문이 아무리 좁고
아무리 가혹한 벌이 기다리더라도 문제 되지 않는다
나는 내 운명의 주인이며
나는 내 영혼의 선장이다
Invictus / William Ernest Henley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For my unconquerable soul.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Beyond this place of wrath and tears
Looms but the Horror of the shade,
And yet the menace of the years
Finds and shall find me unafraid.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I am the master of my fate,
I am the captain of my soul.
고통을 대하는 또 하나의 모습으로 요즘 인터넷에 떠 돌고 있는 재밌는 글이 있어서 옮겨본다. 13살짜리 일본 아이가 쓴 글이란다. 뭐 힘들면 때론 도망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극복을 논하기에 앞서 고통에 대한 반응과 내인력이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타인의 고통에 관심을 갖는 것, 그리고 측은지심을 갖는 것은 아닐까?
당신은 힘들 때 어떻게 하는가?
고통에 대한 필자의 다른 글을 보고 싶다면..
https://brunch.co.kr/@ujuboygpqn/188
https://brunch.co.kr/@ujuboygpqn/52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