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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ul 17. 2022

잠들 수 없는 밤들…

잠들 수 없고, 운 좋게 잠들면 자꾸 깬다.


할머니의 잘못은 아니지만, 섬망이 심하셔서 3일 동안 잠을 못 잤다. 그러다 할머니께서 정신과 상담도 받고 아드님(가족)도 와 계시고 해서 2일 괜찮아졌다. 이 경우는 조현의 성격을 띈다고 한다. 나도 조현병을 가까이에서 직접 보는 것은 처음이다. 한데 섬망이 조절되니 이젠 정말 상상도 못 할 데시벨의 따발총을 연상시키는 코를 2일 동안 골았다. 새벽에 함께 계신 보호사님이 고개를 흔들 정도다. 일주일에 5일을 잠을 못 잤더니 정신은 피폐해지고, 입천장은 붓고 헐어서 만사 손톱 밑의 가시 같다.


다른 한분은 깨어 있기만 하면 그게 낮이든 새벽이든 관계없이 30분에 한 번씩 고통으로 소리치든지 남편분께 집에 가자고 호통을 치신다. 여기가 너무 싫다고… 시골집에 가시고 싶다고… 할아버지는 그럴 수 없다고 설명하고를 무한반복… 얼마나 간절히 가시고 싶은지 느껴진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지난밤 잠들지 못했기에 너무 피곤하고 계속 잠이 쏟아진다. 그런데 문제는 이 할머니… 하루 종일 말을 한다는 거다. 할머니를 미워하고 싶지 않은데, 고요하던 마음이 불나방처럼 춤을 춘다. 불안한 에너지 곁에 있으면 함께 불안해지니까…


다리를 못 움직여 운동을 할 수 없고, 마비로 인해 앉아있을 수 없다는 것 등을 받아들이는 내 마음의 문제와 계속 통증의 강도가 심해지는 내 몸의 문제도 받아들이기 벅찬데, 주변까지… 도와달라고 너무나 간절히 외치는 밤들…


몸은 아무리 아파도, 죽는 순간까지 정신줄은 똑바로 잡고 싶은데마음의 이가  빠져나가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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