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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an 18. 2021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

드디어 마지막 수정까지 완료. 편집장이 이제 곧 인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부터는 자신이 다그치지 않을 테니 그간 방문해본 40개 이상의 국가에 대한 글을 써보라고 덧붙였다. 다그친 적도 없으면서... 웃으면서 ‘그래 볼게요.’라고 답했다. 짧은 기간 안에 이 책을 출판하려 애쓰느라 지칠 대로 지쳤을 텐데, 그녀는 내게 끝없는 삶에의 희망과 유머를 건넨다. 마치 그게 인생이라고 말해주는 듯이.


사실 많은 것을 포기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게 이런 근사한 일이 생길 줄이야! 어쨌든 결과적으로는 해냈다.


글을 쓰면서 뮤지컬 모차르트 속의 ‘황금별’이라는 곡을 여러 번 들었다. 황금별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 왕자의 마음으로 글을 썼다.


행복해서 힘들지 않았다고 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힘들었다. 하루, 이틀, 삼일. 매일 밤 12시부터 새벽 4시를 거쳐 아침이 오고 잠들 때까지.

밤마다 글을 쓰면서 아팠고 힘들었고 때때로 울었지만, 행복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즈음엔 밤 12시에 진통제 한알이었는 데, 그게 하루 여섯 알이 되었다. 통증 속에서는 글을 쓸 수가 없으니, 일단 약을 먹고 고통을 유예한 몽롱함이 풀리는 시간을 버티며, 쓰고 또 썼다. 물론 약 때문에 기절하듯 잠들었다 깼을 때, 변비와 소화불량으로 힘들었을 때, 꿈에서 무서운 장면을 자주 봐야 했을 때 등등 짜증이 났다. 부작용으로 불면증이 찾아왔을 때는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었다. 통증 속에서 글을 못쓰는 것보단 약을 먹고 토하고라도 쓰는 게 좋았다. 이런 나를 볼 땐, 나도 내가 편하지 않다. 지독한 것. 하하하.


다행히 새벽 4시, 스무 살 이후로 늘 깨어 있었던 시간이어서 인지 밤 12시에 먹는 약의 기운이 어느 정도 물러가고, 아직 통증이 찾아들지 않은 간극의 시간이 있었다.


‘모든 일에는 이유가 있다’는 문장을 좋아한다. 소원을 비는 주문처럼.

어렵고 힘든 일 뒤에 반드시 그만한 가치가 있는 무언가가 있기를 바라는 까닭에.

내가 오랜 기간 동안 새벽 4시에 깨어있었던 것과

그 새벽 4시가 다른 시간들보다 덜 고통스러웠음에 이유가 있다고 믿고 싶다.


처음 하는 일이 늘 그러하듯 완성도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름의 최선을 다했다.

책에 남긴 말처럼 고통 속에서 쓴 글들이 내가 세상에 진 빚을 갚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당신에게 새벽 4시는 어떤 시간일까요? 궁금해지는 새벽입니다. ‘당신의 새벽 4시’에 대해 이야기해 주시면, 읽으면서 행복할 것 같습니다. Thank you in advance.


* 많은 분들의 응원 메일에 답하지 못했습니다. 주신 귀한 마음 제 글을 통해서 또 필요한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책구름 출판사 소개 : https://m.blog.naver.com/bookcloudpub/220334630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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