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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reegarden Jan 28. 2021

누군가 나를 위해서 기도하고 있구나.

0127

마지막 수정을 넘기고 며칠 동안 무척 아팠다. 하루 중 여러 번 잠들었다가 깨다를 반복하다 보면 날짜나 시간 감각을 잃어버린다. 하루가 지났는데 삼일쯤 지난 느낌이 들 때도 있고, 오랜 시간 눈을 감고 있었던 듯한데 눈을 뜨면 12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도 있다. 며칠이 지난 걸까. 눈이 나쁜 나는 시간을 확인하려 안경을 드는 것도 피곤했다.


매일 새벽 그 많은 약을 먹고 글을 쓰면서 이렇게 심하게 아플 걸 알고 있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현실은 표현하기조차 버겁다. 온몸이 이런저런 약으로 빼곡히 차서 숨만 쉬어도 약 냄새가 몸 밖으로 나오는 것 같았다. 으웩. 이럴 때 보면 진통제는 통증을 없애주는 게 아닌 것 같다. 몸과 마음은 그 통증을 고스란히 담아두고 있다가 진통제의 영향력을 벗어나면 차근차근 보여주는 게 아닐까... 그래서 무리한 삶을 살면 안 된다고 하는 것 같다. 결국 몸과 마음은 다 기억하고 있기 때문에.


어쨌든 긴 글 주신 분들, 출판 관계자 분들께 답장도 못하고 있었다. 그저 손가락에 힘과 마음을 충전하여 ‘좋아요’를 누르는 게 다였다. 몇 번의 클릭 끝에 ‘안녕하신가영’의 <겨울에서 봄>이라는 노래를 만났다. 원래 웃음과 눈물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빵 터진다. 그 새벽에 큰 한숨 내쉬며 덜덜거리며 울었다. 노래가 끝나버릴까 염려되어 계속 플레이 버튼을 누르며 울었다. 좋은 음악을 검색해볼 여유 없이 살았던 지난날의 내가 아까워서 울었다. 전날 굵은 주사 바늘 꽂은 데가 아프기도 했고, 밴드를 떼다 딱지가 떨어져서 다시 피가 나서 짜증이 나서 울었다. 물론 그간 무리해서 몸이 많이 아프기도 했고. 그렇게 열몇 번쯤 플레이 버튼을 누르다 잠이 든 것 같다. 잠드는 순간 생각했다.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구나....


지금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구나 하는 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이 느껴지다 어찌해 큰 숨을 쉴 수 있을 때. 더 이상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다 급하게 마음이 ‘아니야!’라고 단호히 말할 때. 그렇게 아프다가도 깜빡 잠들 수 있을 때 등등.


아플 때 힘들 때 슬플 때 글을 쓰면 그 글에 눈물이 담긴다. 그래서 보통 그럴 때 안 쓰려고 한다. 읽는 사람도 힘들 것 같아서. 그래도 우리 사이에 오해는 없어야 하니까 썼다. 우리 사이? 내 글은 엄마 아빠도 안 보여주니까 우리 사이 이만하면 특별한 거 아닌가. 하하하.   


이왕 이렇게 읽으신 거 우울해마시고 일어나 당신의 하루를 따듯하게 멋있게 살아주세요. (아시죠?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을 땐 견딜만한 상태라는 것. No worries.) 당신이 웃음 가득한 하루, 스스로 만족할만한 하루를 산다면 그 또한 저에게 기쁨일 겁니다. 감사합니다.


* 책구름 출판사 안대리님이 책 쏘신대요. 와우~!

링크 : https://www.instagram.com/p/CKgJfX1F0GV/?igshid=1x9ohkjv4a8no

* <새벽 4시 살고 싶은 시간>은 금요일 서점에 나온대요. 믿기지 않네요.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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