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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s Jung Aug 08. 2024

교사 과정 SCITT 인터뷰

교사가 되는 첫 관문을 통과했다

SCITT이 뭐지?


SCITT(School centred initial teacher training, 학교 기반 교사 양성 과정)은 이름이 말해주듯 학교 중심으로 교사 양성을 하는 거라 대학에서 이론 위주로 공부하는 것보다는 초등학교에 실습을 나가는 걸 주로 하며 다양한 이론과 과목들을 배우는 과정이다. 대학에서 PGCE를 하면 실습으로 학기당 3-5주 정도 나가지만 SCITT으로 하면 실습하는 학교에 거의 매일 출근을 해야 한다. 이론보다 실습을 더 하고 싶었던 나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와서 내가 사는 동네인 Sutton Scitt에서 인터뷰 오라고 했을 때 무척 신이 났던 것 같다 (내가 지원한 곳 모두 인터뷰 오라고 했지만 제일 먼저 합격 오퍼를 받은 Sutton SCITT을 선택했고 나머지 두 곳은 이메일로 안 가겠다고 연락했다). 


SCITT의 구성


PGCE (Postgraduate Certificate in Education): 대학원 수준의 교육학 과정. 교육 이론, 교수법 등을 배우고 과제를 수행한다. 내가 속한 Sutton SCITT은 로햄튼 대학과 연계해서 여기에서 수업을 듣고 과제 세 개를 내고 통과해야 PGCE를 받을 수 있다.

QTS (Qualified Teacher Status): 영국에서 교사로서 자격을 인정받는 자격증. 아래의 요소들(포트폴리오 제출, professional studies 참석, placement 통과)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취득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자신의 교사로서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고 증명하는 자료. 매주 Abyasa라는 플랫폼에 한 주간 배운 것들, 가르친 것들 등을 올려야 한다. 이 외에 수업 계획, 수업 평가 자료, 멘토 미팅, 평가 자료, 반성 등을 담고 학기 마지막에 내야 해서 총 3번을 제출해야 한다.

Professional Studies (전문 연수): 분야에 전문가들이 와서 강의를 하고 토론도 하며 배우는 시간이다. 매 시간 예습할 것들, 복습할 것들이 주어진다.

Placement (현장 실습): 실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실무 경험을 쌓는다. Key Stage 1과 Key Stage 2 모두 가서 실습할 수 있도록 한다.


아래의 사진은 내가 했던 스킷 과정의 전반적인 계획표인데 보면 일주일에 몇 번 실습 학교에 가고, 대학 수업을 듣고 professional studies를 참석해야 하는지 볼 수 있다.

SCITT에서 제공하는 과정들 (S는 school placement, RU는 Roehampton University, T는 Professional studies)


인터뷰는 어떻게 진행되나?


아침 8시까지 동네에 있는 어떤 초등학교로 오라고 해서 갔더니 나 포함 여섯 명이 같이 있었다. 평가 과정은 아래와 같다.


오리엔테이션: 간단한 자기소개 후, SCITT 담당자분들이 팀별로 문제 풀이를 진행하며 분위기를 풀었다.

필기시험: literacy, SPaG, Arithmetic, Essay 등 다양한 영역의 필기시험을 봤는데 너무 길어서 다 보고 나니 너무 힘이 들었다.

수업 시연 (시강): 필기시험 중 시강하러 오라고 해서 교실로 갔는데 아이들을 대상으로 직접 수업을 해보는 시간으로 1학년 리딩 수업 준비해 오라고 해서 수업을 했다.

내가 만든 리딩 자료 - The Tiger Who Came to Tea (나는 종이로 준비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USB에 가지고 왔다)


면접: 시강 후 필기시험 계속 보다가 두 분의 교장 선생님과 면접을 봤다.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 스트레스 관리 방법, 비판에 대한 대처 등 다양한 질문을 받았고, 내 경험을 바탕으로 솔직하게 답변하려고 노력했다. 면접 보고 다시 필기시험 보러 가서 끝내니 거의 1시였다.


인터뷰 결과는 다음 날 오후에 통보받았다. 영국 사람들은 일 처리가 느리다고 생각했는데, 교사 과정은 학생들을 채워야 하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된다고 했다. 다행히 합격 소식을 듣고 기뻐서 바로 답변 메일을 보냈고, 곧바로 정식 합격 통지서를 받았다.


합격 후에 할 일들


SCITT 합격 후에는 학력 인증과 학비 마련을 해야 한다. SCITT 제공 기관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참고하고, 필요한 경우 담당자에게 문의하여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1. 학력 인증 (ENIC)  

영국 이외 국가 졸업생의 경우: 영국에서 학위를 받은 것과 동등한 수준인지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

ENIC: 영국 학력 인정 기관으로, 해외 졸업 증명서를 제출하면 영국 학위와의 상응성을 평가해 준다. 유료

SCITT 지원자 혜택: SCITT offer letter를 제출하면 ENIC 평가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합격할 때까지 기다리기 싫다면 돈을 내고 미리 받아도 된다.

절차: SCITT에 ENIC 평가 결과를 제출하면 학력 인증 끝


2. 학비 마련  

학비: SCITT 과정의 학비는 기관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9,000 파운드 정도

학자금 대출: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학자금 대출 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영주권자 이상 신청 가능)

신청 방법: SCITT 제공 기관에서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으며, student finance 사이트에서 직접 신청해야 한다. 

지원 종류: 학비 대출 (tuition fee loan)과 생활비 대출 (maintenance loan)


Induction Day


과정 시작하기 전인 7월, SCITT 과정 합격자들을 위한 induction day에 참석했다. 영국 학기는 9월에 시작해서 7월에 끝나기 때문에, 새 학기를 앞두고 미리 모여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한 것이다. 중등 과정과 초등 과정 합격자들 모두 모여 서로 인사하고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는데 SCITT 과정의 전체적인 진행 방식과 평가 기준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가장 기대했던 실습 학교 배정 결과도 이 날 듣게 됐는데 나는 첫 학기에는 Key Stage 2(4학년) 학교에, 두 번째와 세 번째 학기에는 Key Stage 1(1학년) 학교에 배치되었다. 이런 식으로 실습은 Key Stage 1과 2를 모두 경험하도록 하는 게 일반적이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이 많아 누가 누군지 헷갈렸지만, 같은 학교에 배정된 두 명의 동료 덕분에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안심이 됐다. 한 명은 5학년, 다른 한 명은 2학년에 배정되었는데, 첫 실습하는 기간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어려움을 나눠 외로움을 덜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서로를 격려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큰 힘이 되었다. 혼자 실습했던 다른 동료들도 있었는데 이 친구들은 힘들어도 나눌 사람이 없어 많이 힘들었다고 해서 내가 참 큰 복을 누렸는지 새삼 깨달았다.


SCITT 교사 양성 과정의 명암

Sutton SCITT 초등학교 교사 양성 과정은 21명으로 시작해서 최종적으로 12명이 수료했다. 4명은 GCSE 성적 미달로 10월에 드롭했는데, 원래 조건이 GCSE 4점 이상인 사람만 받는 것이었지만, 조건이 안 되는 사람을 받아놓고 나중에 성적이 안 된다고 그만두라고 해서 우리끼리 이상하다고 했다.


6명은 개인 사정으로 프로그램을 따라가지 못해 중도에 그만뒀다. 이 중 한 명은 자폐를 가진 친구로, 서포트가 필요했지만 SCITT에서 어떤 지원도 해주지 않다가 나중에 너무 힘들어하니 기간을 늘려주겠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서 그 친구는 괜찮다고 그만뒀다. 다른 한 명은 자신이 실습하던 학교 멘토와 크게 싸웠고, 멘토와 SCITT 담당자가 같이 만나 이 친구 앞에서 이 친구는 교사 자질이 없다고 절대 패스 안 된다고 해서, SCITT 담당자가 지금 휴학하고 다음 해에 하는 SCITT에 참여해서 남은 학기만 다른 학교에서 실습하라는 식으로 정리했다. 다른 한 친구도 멘토와 문제가 심했는데 (멘토가 그 친구에게 너무 못 가르치고 왜 여기 왔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자존심 상하는 말을 했나 보다) 앞선 친구가 당한 일을 보고 SCITT에 말하지 않고 그냥 그만뒀다. 결국 SCITT에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면 본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구조였다. 이러한 행정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생기면서 불만이 쌓여, 코스 마지막에는 Sutton SCITT 상급 담당자에게 공식적으로 불만을 제기하게 되었다.


이렇게 누군가 한 명씩 힘들다고 포기하는 걸 보면, 다음에는 내가 못하겠다고 그만두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했다. 다행히 과정을 마쳤지만, 우리 12명 중 3명은 대학에 제출해야 하는 과제들에서 파스 할 수 있는 성적을 받지 못해 PGCE는 따지 못하고 QTS만 받았다. 영국 내 학교에서 교사로 취업하려면 QTS는 필수이기 때문에 이것만으로도 취업이 가능해서, PGCE를 얻지 못한 친구들도 취업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SCITT 과정도 PGCE 없이 QTS만 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학비가 9천 파운드에서 6천 파운드로 줄어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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