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워킹맘도 가능한 현실 가이드
영국에서 교사가 되고 싶으신가요? 하지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데다 복잡한 교사 과정 앞에서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진 않으셨나요?
저 역시 보조교사 (Teaching Assistant, TA)로 시작해 갈 길을 모르고 헤매다 마침내 정식 교사 자격 (Qualified Teacher Status, QTS)을 얻고 현재 런던 외곽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글에는 제 경험에서 얻은 실제 노하우와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가 담겨 있습니다. 막막함을 느끼는 분들에게 명확한 길을 알려주는 길라잡이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저는 '교사'라는 꿈을 품고 영국에 온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생계를 위한 선택이었죠. 외벌이로는 빠듯했고, 아이를 키우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을 찾다 보니 학교 보조 교사, TA (Teaching Assistant)라는 직업을 알게 되었습니다.
에이전시에 등록해 결근한 TA 자리를 메우며 여러 학교를 다니며 일했습니다. 처음 두어 달은 그냥 돈을 번다는 마음뿐이었어요. 하지만 동네 초등학교에서 장기 계약직을 맡게 되면서, 매일 아이들과 함께해야 하는 책임이 주어졌습니다. 매일 ‘버티기’가 전부였지만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칭찬도 받고 자신감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학교가 록다운되면서 교사는 일주일에 두 번 출근했지만, TA는 거의 매일 나와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수업을 대신 맡는 순간도 많았고, 저는 예상치 못하게 ‘반을 이끌어가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위기 상황에서 수업 리더 경험
15명 소규모 학생들과 집중 학습 → 교수법 자신감 상승
교사 부재 속 학급 관리 능력 체득
영어 실전 적응력 급상승
그때 처음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도 교사가 될 수 있겠다.”
한국에서 성인 영어 강사로 일하며 느꼈던 가르침의 즐거움이 다시 살아났던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순간, 두 가지 큰 벽에 부딪혔습니다. 첫째는 제가 영국인이 아니라는 점, 둘째는 원어민 수준이 아닌 영어 실력에 대한 불안감이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영국인처럼 자연스럽게 말할 수 없었고, 발음 때문에 아이들이 불편해하지 않을까, 부족한 영어로 가르치는 것이 민폐가 아닐까 하는 고민이 끊임없이 밀려왔습니다.
이렇게 갈팡질팡하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 때문에 못 했어'라는 말로 도전을 포기한다면 저 자신이 너무 부끄럽고 후회할 것만 같았습니다. 차라리 해보고 안 되면 스스로에게 부끄럽지는 않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습니다.
한국에서 교육을 받은 저는 GCSE(General Certificate of Secondary Education) 성적이 없었기 때문에, 먼저 지역 성인 교육 센터에 등록해 영어, 수학, 과학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렀습니다. 성적을 확보한 뒤에야 본격적으로 교사 과정을 준비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 후 영국 교육부 공식 웹사이트인 Get into Teaching에 등록했고, 제 상황과 고민을 적어 올리자 곧바로 개인 멘토가 배정되었습니다. 이 멘토는 앞으로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단계별로 안내해 주며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 영어권 국가의 학위가 있으면 영어시험 성적은 필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