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사용설명서
다양한 얼굴을 가진 아스피린 복용전 알아야할 것들
아스피린 복용중이라면 있을 수 있는 일
며칠전 병원에 작은 소동이 있었습니다. 그 내용인 즉슨 눈아래 위치한 점을 침으로 제거한 환자분께서 지혈이 안되는 바람에 직원들이 허둥지둥한 것이지요. 보통 점을 제거한 후 마른 솜으로 압박한 다음 하이드로콜로이드 습윤밴드인 듀오덤을 붙이고 나면 지혈이 되는 것이 정상인데, 계속 출혈이 멈추지 않고 마른 솜과 듀오덤을 몇차례 갈아야하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어 이상한데'라는 생각과 함께 문진을 해봤더니 30대 초반의 아이 엄마인 분이라 전혀 예상을 못해 다소 당황스러운 답변을 들었습니다. 2달전부터 암예방도 되고 뇌졸증 예방도 된다고 해서 아스피린을 매일 한알씩 복용중이라구요. 치료전 미리 챙겼어야 했는데, 결국은 저희 불찰이었습니다.
tvN 드라마 명불허전 한 장면이와 같은 상황이 드라마의 소재거리로도 활용된 적이 있지요. 지난 연말 애정하는 김남길 배우가 출연했던 명불허전이라는 드라마에도 비슷한 스토리가 등장했었죠. 비염이 심한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비강사혈( 비강 점막이 부어 울혈되어 있는 부위를 침으로 자락해 인위적으로 출혈시키는 치료)을 했는데, 마침 그 환자가 아스피린을 장기 복용하고 있던 상황이라 지혈이 안되어 코피가 계속 나는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스토리였습니다. 조선에서 온 한의사인 허임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지식일테니 속수무책이었을거 같아요.
해열진통제, 바이엘 아스피린 500mg
아스피린은 아주 화려한 이력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전세계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는 해열진통제로 대표적인 가정 상비약이며,자연에서 유래한 약물로 복용이 용이하도록 합성한 세계 최초의 합성의약품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약이기도 합니다. 또한 정제(tablet)로 개발된 최초의 의약품으로 약물의 양을 표준화하고 가루 타입의 약물을 넘어선 다양한 제형을 개발하도록 해 제약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연 약물이기도 합니다. 아스피린의 기원을 본다면 아주 역사가 오래된 약물입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이 남긴 파피루스를 보면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버드나무를 진통제나 강장제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하니깐요.
위키대백과 참고아스피린은 독일 바이엘 사가 1897년 개발한 의약품으로 아세틸살리실산( Acetylsalicylic acid)이 주성분입니다. 버드나무에서 추출한 살리신에서 만들어진 살리실산은 이명,구토 등의 부작용과 위장 장애가 너무 심해 복용하기 힘들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살리실산에 아세틸기를 붙인 합성약이 바로 아스피린입니다. 이름도 이러한 개발 스토리에 걸맞게 spirea( 버드나무)에서 착안해 aspirin이라고 지었습니다.
최근 연구를 통해 아스피린의 다양한 효능이 속속 밝혀지면서 아스피린은 여기에도 쓰고, 저기에도 쓰고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가장 비용이 싼 만병통치약으로 그 위상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매년 전세계에서 1조알 이상 팔린다고 하니깐 아스피린의 위상을 예측하고도 남겠네요.
아스피린 효능, 그것이 궁금하다
해열진통, 항염 효과
아스피린은 두통, 치통, 생리통 등의 통증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의 근골격계 염증 반응을 완화해주는 소염진통제와 열을 내려주는 해열제로 두루 활용됩니다. 염증을 가라앉히고 열을 내려주고 통증을 줄여주는 해열진통소염제로 아스피린이 사용된 역사는 굉장히 오래되었습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버드나무 껍질을 끓여낸 물이 열이 오를때, 피로하고 통증이 있을 때 효과를 보여 경험적으로 사용하던 것을 후세 여러 과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살리실산으로 추출되어 실체가 드러났고, 쉽게 복용할 수 있도록 약물의 효과는 유지하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도록 합성을 거친 것이 아스피린이지요.
암예방 효과
대장암, 식도암, 위암 등 소화기계에 발생하는 암의 발병률과 사망률을 낮춰준다고 합니다. 아스피린의 항암효과는 항염증작용과 관련이 깊습니다. 많은 암들이 만성 염증 부위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아스피린이 이 염증을 완화해주는 효과로 인해 암발생을 억제한다고 합니다.
심혈관 질환, 뇌졸증 예방
1970년대 이후 아스피린이 심혈관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아스피린, 즉 아세틸살리실산이 혈소판의 응집을 억제해줌으로서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만들어주고, 심혈관 질환의 원인인 되는 혈전 생성을 억제해 뇌졸증까지 예방하는 효과를 보이게 됩니다. 이는 아스피린이 thromboxane A의 생성을 억제해 혈소판 응집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입니다.
혈소판 응집 반응과 아스피린의 혈소판 생성 억제 기전
고지혈증과 고혈압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빈번하게 아스피린은 처방되고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해열진통 효과를 위해 사용하는 용량인 500mg의 5분의 1정도 되는 양인 저용량인 100mg을 사용합니다. 실제 심혈관 질환 예방 용도로 활용되는 아스피린은 다른 이름으로 상품화되어 처방되고 있습니다. 바로 아스피린 프로텍트와 아스트릭스라는 약제입니다.
아스피린의 부작용
아스피린 복용시 주의 사항만병통치약으로 쓰이고 있는 아스피린은 마음 편하게 예방약으로 두루 활용하기에 다소 치명적일 수 있는 부작용을 몇가지 가지고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의도치 않는 출혈, 지혈 반응 제한
혈소판 응집을 차단하는 효능이 출혈이 일어났을 때 지혈작용을 방해하는 부작용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혈우병이나 혈전생성 부전 질환이 있을 경우 아스피린을 복용하는 것은 아주 위험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출혈이 생길 수 있는 치료( 수술, 발치 등)을 할때 복용중인 사실을 미리 의료진에게 알려야 합니다. 또한 아스피린과 병용해서 복용을 할 때 이러한 부작용을 증폭시킬 수 있는 토코페롤인 비타민 E을 함께 복용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위장장애
살리실산보다 위장장애를 줄였다고는 하지만 아세틸살리실산인 아스피린의 위장장애는 꽤 심한 편입니다. 복용 후 위궤양, 위출혈 등의 부작용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스피린을 오래 복용하는 과정에 위장관 출혈이 조금씩 일어나고 있었는데, 이를 인지하지 못하고 계속 복용하다 빈혈로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가는 사람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알콜과 동시 복용시 간독성 증가
위 주의사항에 나와 있듯이 음주시 간독성이 증가될 수 있으니 음주후 두통에 아스피린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아주 위험한 행위입니다. 이 부작용의 경우 아스피린 뿐 아니라 아세트아미노펜 즉 타이레놀 등 다른 진통소염제도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라이증후군 (Reye syndrome)
15세 이하의 어린아이들이 아스피린을 복용하게 되면 뇌와 간이 극심하게 손상되는 라이증후군이 발생할 위험이 있답니다. 집에서 어른이 복용하는 아스피린을 아이가 열이 난다고 무분별하게 복용시키는 것은 아주 위험한 행동이니 주의하세요.
참고문헌/ 한국약학대학협의회. 약물학. 신일상사 (1998)
